겨울나무는 종교처럼

하늘로 하늘로 솟아오른다

 

매서운 바람속에서

냉랭한 대기 속에서

세찬 눈보라 속에서

오로지 곧은 이념

묵묵히

카랑카랑한 기침소리를 내부로

내부로 숨기며, 죽이며

의연한 모습으로

겨울나무는 스스로의 종교처럼

하늘로 하늘로 솟아오른다

 

안으로 안으로 스스로의 하늘을 넓히며

파릇 파릇 생명을 닦으며

밤에도 잠자지 않는 꿈을 품고

투명한 영원으로, 쉬임없이

 

겨울나무는 스스로의 종교처럼

스스로의 하늘로 솟아오른다.

 

- 조 병 화 -

'문학 > 베스트 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이 세상을 세탁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0) 2011.01.02
내게 당신의 사랑이 그러하듯  (0) 2011.01.02
당신 눈동자 속엔  (0) 2011.01.02
푸른아침에  (0) 2011.01.02
거울  (0) 2011.01.0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