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까지 오는길 험했으나

고향에 접어드니 마냥 고요 하여라


비가 내리다 개이고

개이다 눈이 내리고

눈이 내리다 폭설이 되고

폭설이 되다 봄이되고 여름이 되고

홍수가 되다 가뭄이 되고

가을 겨울이 되면서

만남과 이별이 세월이 되고

마른 눈물이 이곳이 되면서


지나온 주막들 아련히

고향은 마냥 고요 하여라


아, 어머님 안녕하십니까.


                         '조병화 시인' 마지막 시집에서

                             1999,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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