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기다림에

끝내 목이 길어진 꽃이여

기다리며 산다는 건

아름답고 섧구나

 

이젠 바람결에 들려오는 뜬소문도 끊기고

한해는 또 먼 천둥처럼

잦아 드는데

 

못오시리!

안오시리!

 

 

숙명을 다시 깨우치는

무서리가 내리는 밤

오, 한알 한알 꽃씨에 새겨 넣는

너의 타는 가슴이여

 

새봄이 되면 말문이라도 틔어

누구를 기다린다 외치려마

하늘 끝까지 들리도록

큰 소리로 외치려마

 

- 전 병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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