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귀퉁이 빈 언저리에

길게 목 늘어뜨리운 채

서러움에 야위어 가누나

 

바람소리 치마폭 뒤적일 때

나몰라라, 님의 계절을 흐르고

영혼처럼 촉촉한 빗물만 고였어라

 

사치와 독향으로 정조를 바꿀 수 없어

이대로 타들어 가는 육신을 택했으니

되려, 기다림의 한세월

노을 속에 뿌리는 축복되누나

 

 - 손 성 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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