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땅에 가서

쉬고 싶다

 

햇볕 바른 둔덕 위에

넉넉한 품을 열고

분홍 꽃나무는 피어 있겠지

 

눈물도 얼어 있는

차가운 세월

 

시려운 손

시려운 발

시려운 마음

 

따뜻한 땅에 가서

잠들고 싶다

 

비 온 뒤에 무지개 서고

사랑하는 일

죄도 서러움도 안 되는 땅

 

정다운 어루만짐

부드러운 속삼임으로

 

금빛 찬란한

열매를 맺는

위대한 어머니가 되고 싶다.

 

- 허 영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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