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집 마당 한쪽에 조그만 밭을 만들어 채소등을 심어 먹는 밭을 말한다.

우리말은 참 예쁘고 사랑 스럽다.

영어로는 도저히 표현할수 없는 단어들이 생글생글 살아 숨쉬니 말이다.

 

집앞 왼쪽으로 전주인이 꽃밭으로 가꾸어 놓았던듯한 잡초 무성한 밭이 있다.

5평 남짓한 밭에 이름모를 잡초와 수선화 비슷한 화초가 돌봐주지도 않은채 어지러이 널려 있다.

다들 살아 숨쉬는 생명이지만 채소를 가꾸는 텃밭을 만들기 위해 갈아 업기로 했다.

기회를 보다가 2주전에 갈아 업는 작업을 시작 했었는데,

첫 삽을 뜨는 순간 이게 보통 공사가 아님을 실감 했다.

이곳 버지니아는 나무가 엄청난 크기로 자라기 때문에 땅이 거름지고 부드러울줄 알았는데,

잘못 생각이었슴을 금방 알수 있었다.

거름진땅은 30cm 깊이에만 있고 그 밑으로는 삽도 들어가지 않는 찰진흙이다.

그나마 거름진 흙엔 나무뿌리 풀뿌리 들로 엉키고 설켜서 삽으로는 도저희 파혜칠수가 없다.

일단 곡괭이로 파고 삽으로 업어야 한다.

그런뒤 각종 뿌리들을 걷어내고 나면 흙은 반으로 줄어 든다.

2평을 뒤업는데 3시간을 땀흘려 일해야 했다.

 암튼 처음 계획을 바꾸어 2평만 일단 일구어 놓고, 친구집에서 얻어온 깻입, 돌미나리, 곰취등을 심어서 텃밭의 형태는 갖추어 두었다.

 작전을 바꾸어 비오기를 기다렸다.

그게 어제였고 어제 다시 2평을 갈아 업는데 2시간이 소요 되었다.

나무뿌리가 진흙으로는 파고 들기 힘드니 옆으로 끝도 없이 뻗혀 있다.

그래서 이곳 나무들은 잘 넘어진다.

뿌리가 깊지 못하니 옆으로만 뻗어 나가는 것이다.

 

땅을 갈아 업으면서 이곳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수 있었다.

처음엔 이곳 농기구가 우리와 사뭇 다른데 데하여 이상하게 생각 했었다.

심지어 얕잡아 보기도 했었다.

항상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움을 보고 느끼고 감탄하며 살아온 탓에.

그런데 농기구가 다른 이유를 땅을 일구면서 알게 되었다.

이상하게 생긴 농기구를 하나 하나 사용해 보니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역시 인간은 자연에 순응하고 그에 적응하며 살아 간다는 간단한 진리를 간과 했던 것이다.

 

한번은 제초기(잔디깍기)를 사러 갔는데 와이프가 사자는 것을 마다 하고 한국에서 많이 보아왔던 긴 장대에 날이 달린 것(산소 벌초할때 쓰던것)으로 구입 하였다.

사실 우리집 잔디가 많지 않아서 그걸로도 충분할것으로 생각 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끝에 날(쇠로된 칼날)이 달린게 아니고 비닐줄(나이롱 줄)만 한가닥 걸려 있는게 아닌가.

이해가 않되었지만 그걸로 쓴다고 하니 가져는 왔었다.

하루 날을 잡아 그동안 미루었던 잔디 깍기를 시작 했다.

5분도 안되어 후회하기 시작 했다.

와이프가 사자는 것을 살것을 하고!

2cycle 엔진이라 소음이 너무 심하고 진동으로 팔이 얼얼해지고 한달이상을 깍지 않은 잔디는 잘 잘라지지도 않는 것이었다.

기계를 멈추고 곰곰이 생각한 뒤에, 귀마게를 찾아 귀에 꼿고 다시 작업을 했는데, 그날 저녁에 끙끙 알는 소리에 와이프 잠까지 설치고 말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산것은 잔디 기계로 깍고 난 다음,  기계가 못미치는 곳을 손질하는 것이란다.

사용 했으니 물를 수도 없고, 다시사야 할 판이다.

 

앞으로 펜스를 만들 계획이다.

오늘 가늠해보니 16곳에 20"의 구멍을 파야 할거 같다.

말했다시피 땅파는게 보통일이 아니다.

한달은 걸려야 할듯...

버지니아에서 나의 행복은 이렇게 만들어 지고 있다.

 

'삶 그리고 이야기 > 숨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햇살에서 행복을...  (0) 2012.09.14
아침  (0) 2012.08.24
가을 타는 남자  (0) 2011.11.10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삶의 향기  (0) 2011.11.07
노래 올리기  (0) 2011.06.1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