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5년 만에 산에 올랐다.

산이 좋아 매주 산을 오르는 친구와 함께,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매만지게 하지만 바람도 없는 따사한 빛이 겨울을 밀어내는 그런날, 와이프가 싸준 도시락 집어지고 발걸음도 가볍게 관악을 올랐다.

가장 난코스라 하는 육봉코스를 피하여 능선으로 타기 시작 했다. 오랜만에 산을 타는 나를 생각한 친구의 배려다.

아직도 떨어지지 않은 떡갈나무잎들이 소곤데고 우리도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며 산의 품속으로 들어 갔다.


  산으로 접어들어 30분도 안되어 입에서 멧돼지 소리가 나기 시작 한다. 

씩쎅... 씩쎅...

뱃살에 붙은 비개 타는 냄새가 산을 더럽힌다.

미안하다 소나무야, 죄송 합니다 산신령님. ㅠㅠㅠ


쉬엄 쉬엄 육봉에 다달았다.

태극기가 나부끼고 힘들어 올라온 등산객들이 여기저기서 안도의 숨을 쉬며 핸폰을 눌러대고 있다. 우리도 인증샷을 남기고 관악의 정상을 향해 계속 걸었다.

언제 와도 포근하고 따뜻하게 감싸 안아 주는 산이 있어 행복하다.

고요가 있고, 도란거리는 속삭임이 있고, 씻어 주고 닦아주고 어루어 주는 엄마 같은 그대가 있어 난 지금 행복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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