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아메리카노 연하게 주세요'

 

주일전만 해도 진하고 넉넉하게 즐기던 커피를 행여 병세에 영향이라도 올까해서 연하게 주문하여 어제 처럼 카페 창가에 않았다.

잔뜩 찌뿌린 날씨가 어제의 따뜻하던 햇살을 걷어 버렸다.

앞 쪽으로 나즈막한 산이 푸르고 빌딩들이 보이고 창 앞에는 대로변이다.

각자 질머진 짐민큼 등에 언저메고 무게 만큼의 발걸음으로 무표정하게, 또는 나를 힐끔 거리며 그들의 속도로 지나친다.

앞으로는 사람만큼 다양한 차들이 서로 제촉하며 걸어 가고 있다.

자그마한 아가씨가 손을 이마위에 올리고 얼굴을 가리고 간다. 아 비가 오나보다.

부슬거리던 비는 아스팔트를 적시더니 이제 본격적으로 퍼부은다.

소나기다.

장마후 무더위가 찾아오고 한여름의 소나기가 국지적으로 퍼부어서 전국 곧곧이 물난리가 낮다고 뉴스에서 들었다.

 

매일 노는 한량이지만 그래도 나름의 생활로 삶을 꾸려 가다보니 이런 한가한 호사는 모처럼 맞이 한다.

돌아도 보고, 앞도 내다보고, 지금의 나도 본다.

계획이 서는 것도 아니고, 지나온 삶을 반성하는 것도 없지만, 공허한 가슴은 차라리 비워있는 마음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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