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시 한복판에 '참조은 병원' 9병동 929호.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초 이곳에서 피서 보낸지 10일이 되었다.

9병동은 보호자가 상주할 수 없는 곳이다.

929호는 6인실인데 문을 들어서면 우측에 환자용 화장실, 좌측 맨 앞에 내 침실이 배정되어 있다.

환자 2분이 입원 중이고 나머진 비어 있다.

한평 남짓한 커텐친 방에 반쪽 케비넷과 환자용 침대 한대, 

이것이면 충분한걸 어찌 욕심내고 살았던고 하는 자귀감이 내내 삶을 돌아 보게 한다.

7년을 잘 가꾸고 함께 했던 금동집을 버리고 좀더 편하자고 읍내로 이사올려고 집 손보다가 이런 몹쓸 균에

감염되어 옥살이 하고 보니, 참 인생 느끼는바 많아진다.

주는 밥 먹고, 주는 주사 맞고, 균이 뜯고 있다는 발은 높여 놓고, 누워 있으란다.

걸으면 않좋다고.

허참 발이 발갛게 부어있고 약간의 통증은 있지만 멀쩡한 사내를 이렇게 가두니 휴...

오늘이 10일째, 벌써 5명이 입퇴원 했다.

 

놀고, 먹고, 쉬니 잠이 안온다.

이것 저것 정리하고, 내 인생도 정리 한다.

비우고, 새로 채우고, 털털 털어 본다.

조금은 좋아 졌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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