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사조(文藝思潮)

문예사조(文藝思潮)
문예사조(文藝思潮)
- 출처: 이문수의 국어사랑( http://munsu.new21.org/main.htm )


1. 문예 사조의 근원과 개념

(1) 문예 사조의 근원 :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 헬레니즘(Hellenism)
㈀ 발생지 : 그리스(희랍)
㈁ 특징 : 인성(人性)을 중시하고, 감성·지성·현세·자아적이다.
㈂ 영향 : 고전주의, 자연주의 등으로 전개된다.

② 헤브라이즘(Hebraism)
㈀ 발생지 : 히브리(유대)
㈁ 특징 : 신성(神性)을 중시하고, 덕성·내세·신성적이다.
㈂ 영향 : 낭만주의, 상징주의 등으로 전개된다.

(2) 문예 사조의 개념 : 뜻을 같이 하는 문인들이 유파(流派)를 형성하고, 문학 운동을 전개하여 하나의 사상적 흐름을 형성한 것을 일컫는다. 이는 문학사상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시대적. 집단적 사조라는 점에서 문학 사상과는 다르다. 또한 문예 사조는 대체로 서구에서 형성된 것이며, 우리 현대 문학도 그 영향을 받았다.

<보충 정리>
* 문예 사조의 계보(系譜)
1. 헬레니즘→고전주의(17C)→신고전주의(주지주의)
2. 헤브라이즘→낭만주의(18C)→상징주의→유미주의, 실존주의, 표현주의,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3. 헬레니즘→사실주의·자연주의(19C)→(심리주의)

2. 문예 사조의 전개와 그 특질

(1) 고전주의(古典主義, Classicism)
17∼18세기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대한 면밀한 주석과 함게 시작됨. 고대 그리스.로마의 고전 작품들을 모범으로 삼고 거기에 들어 있는 공통적인 특징들을 재현하려는 경향임.
ⓛ 특징 : 개인의 자유 분방한 재능의 발휘보다는 조화, 균제(均齊), 전아(典雅) 등 형식적 조화와 완성의 미를 추구함.
② 대표적 작품 : 단테의『신곡』, 괴테의『파우스트』, 라신의『소송광』, 몰리에르의『수전노』, 세익스피어의『햄릿』, 벤존슨의『말 없는 여자』, 실러의『군도』, 드라이든의『경이의 해』등.
③ 20세기 초 영국에서 흄, 엘리어트 등 주지파의 신고전주의(Neo-Classicism)로 이어짐.

(2) 낭만주의(浪漫主義, Romanticism)
고전주의의 몰개성적 성격에 반발하여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에 독일, 프랑스에서 일어나 영국으로 전파됨.
① 특징 : 형식이나 질서의 구속을 거부하고, 합리적 사고 방식이나 이성보다 인간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자유로운 활동과 사상 감정의 분방함을 지향하여, 멀리있는 것과 현존하지 않는 것에 대한 동경을 기조로 함. 성격은 주관적, 정열적, 개성적, 신비적, 초자연적, 혁명적이다.
② 대표적 작품 : 워즈워드의『수선화』, 노발리스의『밤의 찬가』, 뒤마의『몽테크리스트 백작』, 바이런의『차일드 하롤드의 순례』, 괴테의『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발자크의『농부』, 호든의『주홍 글씨』, 위고의『레미제라블』등 우리나라의 경우는 『폐허』, 『백조』, 동인들이 이 경향을 띰.

(3) 사실주의(寫實主義,Realism)
낭만주의의 비현실적 성격에 반발하여, 19C에 일어난 사조로,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관찰하고 객관적으로 묘사하려는 경향임.
① 특징 : 사물을 과장 왜곡 없이 객관적으로 관찰 표현하고, 사물을 대략 그리지 않고 구체적 세부를 드러내며, 상상력이나 미의식으로 대상을 미화하지 않고 추악한 것도 있는 그대로 묘사함.
② 대표적 작품 : 근대 산문문학의 대표적 조류임. 모파상의『비계덩어리』, 플로베르의『보봐리 부인』, 스탕달의『적과 흑』, 발자크의『인간 희극』, 투르게네프의『첫사랑』, 디킨스의『올리버 트위스트』, 도스토예프스키의『죄와 벌』,『카라마조프의 형제들』등. 우리나라는『창조』를 중심으로 일어났음.

(4) 자연주의(自然主義, Naturalism)
19세기 사실주의의 급진적인 경향으로 자연 과학적 결정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인간도 자연물처럼 인과율이라는 자연 법칙에 따라 환경 본능 유전 인자 등에 의해 그 일생이 운명적으로 결정된다고 보는 사상을 배경으로 함.
① 특징 : 해부학 생리학 등과도 연관된 실험적, 분석적 수법을 쓰며, 사회의 추악한 암흑면의 폭로, 우상의 타파 등이 주 소재임.
② 대표적 작품 : 에밀 졸라(창시자)의『목로 주점』, 모파상의『여자의 일생』,『진주 목걸이』, 입센의『인형의 집』, 하디의『테스』, 존스타인 백의『분노의 포도』, 염상섭의『표본실의 청개구리』등.

(5) 상징주의(象徵主義, Symbolism)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프랑스에서 일어난 사조로, 사물 정서 사상 등을 상징을 통해 암시적으로 표현하려는 경향임.
① 특징 : 사실주의에 반발하고 낭만주의를 계승한 것으로서, 낭만주의가 감각적 대상에서 쾌감을 느끼는 데 그친 반면, 상징주의는 감각의 대상이 암시하는 또 다른 세계(이상 추구)를 찾아내고자 함.
② 대표적 작품 : 말라르메의『목신의 오후』 『반수신의 오후』, 베를레느의『화려한 향연』, 랭보의『지옥의 계절』, 게오르그의『동맹의 별』, 다눈치오의『새로운 노래』등. 우리나라의 경우는 황석우, 주요한, 김억 등이 여기에 속함.

(6) 유미주의(唯美主義, Aestheticism)
미의 창조를 목표로 19세기 후반에 나타난 사조이고, 이는 탐미주의라고도 하며 넓은 의미의 낭만주의에 포함된다.
① 특징 : 자연 배격, 인공 중시, 형식과 기교의 중시, 감각적인 것 중시, 개성의 신장 등을 목표로 하므로 퇴폐주의적 악마주의적 경향도 나타남.
② 대표적 작가 : 포우, 보들레르, 오스카 와일드, 김동인의『광화사』 『광염소나타』등.

(7) 데카당스(Decadence)
문학이나 예술의 정신이 쇠퇴하여 현실보다 이상을 읽고 자의식 과잉으로 일을 벌여서 하기를 좋아하게 되고, 관능적인 미를 추구하며 퇴폐적이다. 19세기 말엽 예술지상주의적, 탐미적 문학에 현저하나 일반적으로는 위대한 시대가 끝날 즈음 그러한 특질이 나타난다.

(8) 다다이즘(Dadaism)
20세기에 들어와서 현실적 속박으로부터 해방되려는 의지를 보인 사조로, 현대 지식인의 정신적 불안과 공포에 대한 저항이 프랑스를 중심으로 트리스탄 짜라에 의해 전개되었다.

(9) 초현실주의(超現實主義, Surrealism)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의 영향으로, 자동기술법을 바탕으로 하여 무의식의 세계를 표출하려는 경향인 초현실주의가 다다이즘을 흡수하여 일어났다. 대표적 작품으로는 제임스 조이스의『율리시스』, 버니니아 울프의『세월』, 프루스트의『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이상의『날개』등이 있다.

(10)주지주의(主知主義, Imagism, Modernism)
1912년 경 엘리어트, 흄, 파운드 등을 중심으로 한 영미 시인들에 의한 시 운동. 그들은 시에서 중요한 것은 이미지, 즉 형상이라 생각하여서 시의 음악성 및 운율보다는 시각적(회화적) 요소가 강조되었다. 한국에서는 1934년 최재서에 의해 소개된 후 김광균, 정지용, 장만영, 장서언 등의 시인에 의해 이 경향의 작품들이 쓰여졌다.

(11) 심리주의(心理主義)
사실주의 또는 자연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심리주의, 또는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 수법의 소설이 시도되어 인간의 내면 세계를 탐구하는 경향이 더욱 깊어졌다. 조이스, 프루스트, 울프 등이 대표적 작가다.

(12) 실존주의(實存主義)
사르트르의『구토』와 카뮈의『이방인』, 카프카의 『변신』등이 중심이 된 실존 철학을 바탕으로 한 실존주의 소설은, 전후의 허무 의식에서 벗어나려는 실존적 자각(자아 발견)과 건설적인 휴머니즘을 추구한다.

(13) 행동주의(行動主義)
제 1차 세계대전 후,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에 내제하는 허무주의(nihilism)에 대한 비판과 재건의식에 의해 일어난 문예사조다. 대표적 작가로는 앙드레 말로와 생텍쥐페리 등을 들 수 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인간을 밖에서 포착한다는 것이다.

(14) 반소설(反小說,nouveau-roman,anti-roman)
로브그리예 등 프랑스의 소설가를 중심으로 하여 전통적인 소설의 기법이나 약속을 깨뜨리고 새로운 양식의 소설을 창조하려는 운동이다.

(15)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
G. 쉬타인이 말한 것으로, 제1차 세계대전 후 정치와 사회를 등진 채 문학의 새로운 모습을 재 발견하려고 노력한 미국의 전쟁세대를 가르키는 말이다. 대표적 작품은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솟는다』이다.

(16) 성난 젊은이(Angry young man)
제2차 세계대전 후 영국의 성난 젊은 세대인 이들은 사회주의에 영향을 받은 하층 중류 노동 계급 출신으로서 기성 세대의 정치 문화에 대한 반발과 혐오를 표출. 대표적 작품은 오스본(J. Osborne)의 희곡『성난 얼굴로 돌아 보라』이다.

(17) 비트 제너레이션(Beat generation)
1950년대 미국의 젊은 세대로서, 현실사회와 문명에 대한 외면에서 출발하여 기성 권위나 도덕을 거부하고 방랑 타락하여 원시적 감정을 주로 하는 사상. 대표적 작품은 잭 케루악(Jack Kerouac)의『노상에서(On the road)』

(18) 하드보일드 문학(Hard boiled literature)
비정 냉혹의 뜻으로, 제1차 대전 후의 미국의 젊은 작가들, 특히 헤밍웨이의 문학 경향을 말한다. 감상에 빠지지 아니하고, 냉정하고 객관적인 태도와 문체로서 주로 색다른 사건을 취급하는 문학의 한 형식이다. 대표적 작품은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이다.

(19) 해빙기 문학(解氷期文學)
소련의 에렌부르크를 중심으로, 목적적 획일적 당문학에 반발하여 일어난 작가들의 문학 활동을 말한다. 그들은 공산 독재에 항거하여 자유주의적 개성 존중의 작품 활동을 함으로써 당과 정부의 탄압을 받았었다. 대표적 작품으로는 에렌부르크의『해빙기』, 파스테르나크의『의사 지바고』, 솔제니친의『암병동』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나리차의 『미처 못 다 부른 노래』등이 있다.

'사진 > 사진예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술사조  (0) 2011.11.15
한국 문예사조의 흐름  (0) 2011.11.15
초현실주의  (0) 2011.11.15
여성의 신체, 정체, 시선의 담론을 제기한 최초의 해프닝  (0) 2011.11.15
다다이즘  (0) 2011.11.15

초현실주의 [Surrealism, 超現實主義]예술 | 브리태니커

(프) Surréalism.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사이에 유럽에서 일어난 문학 및 시각예술 운동.

초현실주의는 제1차 세계대전 이전의 반예술 운동인 초기 다다이즘으로부터 생겨났다. 그러나 초현실주의는 다다이즘처럼 부정 그 자체를 강조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에 대한 적극적인 표현을 강조했다. 초현실주의자들은 과거 유럽 문화와 정치를 주도해왔으며 제1차 세계대전의 공포 속에서도 절정을 이루었던 이성주의가 결국은 파괴를 야기시켰다고 보고 그에 대한 반대를 표방했다. 시인이자 비평가인 앙드레 브르통은 이 운동의 대변자로서 1924년에 '초현실주의 선언'을 공표했다. 그에 따르면 초현실주의는 경험의 의식적 영역과 무의식적 영역을 완벽하게 결합시키는 수단이며, '절대적 실재, 즉 초현실' 속에서는 꿈과 환상의 세계가 일상적인 이성의 세계와 결합될 수 있다고 한다. 주로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이론을 원용하면서 무의식의 세계를 상상력의 원천으로 간주했다. 또한 시인이나 화가에 의해 달성될 수 있는 천재성은 일반적으로 미개발된 무의식의 영역에 대한 접근가능성으로 규정했다.

앙드레 브르통, 폴 엘뤼아르, 피에르 르베르디 등의 는 전과정에 걸쳐 논리적이 아닌 심리적인, 즉 무의식적인 것에 의해 결정된 생경한 단어들의 병치로 이루어져 있음을 보게 된다. 초현실주의는 특히 회화에서 많은 공적을 이루었다. 초현실주의 미술은 다다이즘뿐만 아니라 히에로니무스 보스, 프란시스코 고야 등 전 시대의 화가들과 오딜롱 르동, 조르조 데 키리코, 마르크 샤갈 등 동시대 화가들의 환상적이고 기괴한 이미지의 영향을 받았다. 이들은 예술작품이 인간심리의 탐구와 그 표현을 촉구하는 수단임을 강조하면서, 방법론적 연구와 실험을 매우 중시한다. 그러나 브르통은 초현실주의 원리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1925년 파리에서 전람회를 열었으나 초현실주의의 역사는 제명과 탈퇴, 인신공격 등으로 얼룩졌다.

장 아르프, 막스 에른스트, 앙드레 마송, 르네 마그리트, 이브 탕기, 살바도르 달리, 피에르 루아, 폴 델보, 호안 미로 등이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들의 작품은 매우 다양하여 초현실주의적 양식으로 범주화해서 요약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각자 나름대로 자기탐구의 수단을 모색했다고 할 수 있다. 그들 가운데 몇몇은 의식의 통제로부터 벗어난 무의식의 세계를 즉흥적으로 표현하려는 1가지 목표만을 추구했다. 한편 미로를 비롯한 화가들은 지고미(至高美)를 형식적 수단으로 해서 개인의 환상, 무의식과 의식을 탐구했다. 이 두 극단은 그 발전가능성의 영역면에서 구별된다. 장 아르프의 작품으로 대표되는 한쪽 극단은 추측할 수는 있지만 불확정적인 생물형태적인 이미지를 창조한다. 보는 사람의 마음에 무의식적인 연상작용을 일으켜 그 끝없는 탐구과정을 통해 창조적 상상력이 스스로 발언하게 하는 것이다. 에른스트·마송·미로 등도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이와 비슷한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태도를 일컬어 유기적·상징적·절대적 초현실주의라고도 했다. 이와 반대되는 극단에서는 명확하고 세밀하게 묘사되었으나 비합리적인 세계를 접하게 된다.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인식 가능한 이미지는 일상적인 맥락으로부터 분리되어 모호하고 역설적이며 충격적인 구조로 재구성된다. 이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논리에 의해서는 드러나지 않는 비이성적인 선천적 감각을 받아들이게 하고, 이에 대한 공감을 유발시킨다. 르네 마그리트는 햄 한 조각이 담긴 접시가 놓여 있는 보통 테이블 하나만 그리는 등 단순하면서도 힘이 있는 표현을 하여 그러한 접근의 가장 직접적인 형태를 보여주었다. 살바도르 달리, 피에르 루아, 폴 델보 등도 이와 유사하지만 좀더 복잡한 형상으로, 현실세계에 꿈처럼 기이한 장면을 결합시켜 표현했다.

그들은 심리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몇 가지 특수한 기법을 고안했다. 나무 등 요철이 있는 재료 위에 종이를 놓고 연필 등으로 문지르는 프로타주, 캔버스를 긁어 자국을 만드는 그라타주 등은 에른스트가 개발한 것으로 그 불완전한 이미지가 보는 이의 마음속 에서 완성되도록 하는 것이다. 작가의 무의식으로부터 분출하는 혼돈의 이미지를 다듬지 않고 즉흥적으로 기록하는 자동기술적 소묘(→ 자동기술법 ), 일상 생활에서 취한 오브제 등도 주요기법에 속한다. 초현실주의는 내용적 측면과 자유로운 형식을 강조함으로써 형식주의로 치우치고 있던 당시 입체파 미술의 대안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내용을 강조하는 회화적 전통을 현대 미술에 이어준 공로가 크다. 특히 유기적 초현실주의는 1940년대와 1950년대에 비재현적인 형태로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던 미국의 추상 표현주의에 영향을 미쳤다.

'사진 > 사진예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문예사조의 흐름  (0) 2011.11.15
문예사조  (0) 2011.11.15
여성의 신체, 정체, 시선의 담론을 제기한 최초의 해프닝  (0) 2011.11.15
다다이즘  (0) 2011.11.15
순수예술  (0) 2011.11.15

여성의 신체, 정체, 시선의 담론을 제기한 최초의 해프닝

1960 년대 말은 한국현대미술사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실험미술이 등장한 한국 실험미술의 맹아기였다. 해방 후 제도적 교육을 받은 젊은 작가들에 의해 제기된 이러한 경향들은 우선 과거에 비해 다양한 서구의 실험미술의 정보 유입에 기인한다. 당시 서구의 아르테포베라(Arte povera)나 일본의 구타이, 네오다다이즘 활동 등 전위예술들에 대한 정보가 유입되어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 의욕을 자극하였다. 다른 한편으론 급격한 경제성장에서 파생된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의 현실을 바라보는 젊은 작가들의 기성제도나 권위에 대한 태도들로부터 기인된 것이라 할 수 있다.

1960년대 후반은 전 세계적으로 반전운동, 인종문제, 환경운동, 히피, 여성운동, 68학생 운동 등 사회적 격변기였다. 1960년대 앙포르멜이 주류적 흐름으로 편입되어 실험정신을 상실하고 제도화 되어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젊은 작가들에 의해 주도된 이러한 실험적 경향은 과거 매체중심적 작업들에 비해 그 폭과 관심영역이 크게 확장된 것이었다. 특히 회화나 조각이라는 전통적 영역으로 정의할 수 없는 오브제의 사용과 자신의 신체를 통한 해프닝의 출현은 그 대표적 사례이다. 그리고 작업의 내용에 있어서도 종래의 조형적 차원의 문제들로부터 사회와 현실을 직접적으로 호흡하는 차원으로 확산되기도 하였다.

1960년대 후반을 대표하는 젊은 그룹 활동들로는 기하학적 평면작업을 시도했던 '오라진' 그룹과 다양한 오브제 작업을 펼쳤던 '무동인(無同人)' 그리고 다양한 현대적 매체와 비물질적 요소를 도입하면서 사회적 발언을 꾀한 '신전(新展)'으로 대표된다. 이러한 젊은 작가들의 작업은 1967년 <청년작가연립전>에서 보듯 탈(脫)아포르멜적 경향을 가지는 것으로 당시의 실험적 경향을 총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었다. 이러한 실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문화적 미성숙과 몰이해를 보여주는 것으로 사회에서의 실험미술에 대한 경직성과 거부감이 매우 심한 것이었다. 그것은 매우 이상하거나 불온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이로 인해 그것은 수용의 한계가 있어 이러한 움직임이 주류적 흐름으로 자리 잡을 수는 없었지만, 1980년대 중반 이후 나타난 포스트모던 계열의 다양한 실험적 작업들의 모태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특히 세 단체 중 행위예술적 성향을 가지며 상대적으로 사회적 발언이 강했던 '신전'의 경우 강국진, 정찬승, 양덕수, 정강자, 심선희 등이 주축을 이루었다. 그들의「비닐우산과 촛불이 있는 해프닝」(1967)은 회원작가들이 비닐우산 주위를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부르며 돌다가 우산에 촛불을 꽂는 행위인데, 핵우산을 상징하는 비닐우산과 순수한 인간정신을 상징하는 촛불 행위를 통해 문명의 명암을 대비 결함시키며 사회개혁적 의미를 승화시키고자 하는 매우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신전' 동인 중 정강자는「키스미」,「살인자」등을 통해 미술계와 사회부조리 전반으로부터 탈출하여 여성해방을 갈망하는 의지를 담은 작품들을 발표하였다. 그의 대표적 해프닝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는「투명풍선과 누드」(1968)는 이러한 의지를 담고 있다. 한 시간 반 동안 음악 감상실 세시봉에서 지속된 이 해프닝은 작가자신의 누드에 회원작가들과 관객들이 투명풍선을 불어 부착하도록 하였다. 재즈 음악과 현란한 무대조명이 어우러졌고, 마지막으로 참여자들이 누드에 부착된 풍선들을 터뜨린 뒤 작가의 퇴장으로 끝나게 된 이 해프닝은 예술의 사회적 의미를 제기하면서 가부장적 사고가 편만해 있던 당시의 사회 문화적 환경을 향하여 여성해방적 메시지를 드러내고 있다.

당시로선 여성의 누드를 작품의 문맥 속에 행위예술로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충격이었다.
그녀의「투명선과 누드」는 예술 영역의 확대는 물론, 투명풍선의 신비로움, 누드에 대한 성적 호기심 등을 절묘하게 결합한 형식을 통해 여성의 신체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의 경직성과 허구적 시각을 일깨우는 동시에, 젠더(gender)로서 여성의 문제와 여성의 정체성 문제를 제기한 최초의 해프닝으로 의미를 가진다.

'사진 > 사진예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예사조  (0) 2011.11.15
초현실주의  (0) 2011.11.15
다다이즘  (0) 2011.11.15
순수예술  (0) 2011.11.15
낭만주의  (0) 2011.11.1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