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한 남풍이 콧등을 간지르는 뜰에서 텃밭 물주는 호스 작업을 하다가 잠시 커피 한잔하며 나른한 허리를 펴본다

팔각정의 풍경이 때론 요란하게 때론 은은하게 새소리와 어우러져서 마음을 쓰다듬고 달콤한 꽃향기가 청아하게 머리를 씻고 있다

연산홍과 철쭉이 어우러진 잔디위로 호랑나비 바삐 꿀을 찾고 나는 높이 푸른하늘에 떠서 모두를 어루고 있다

꽃은 사람이 없어도 아름답고 사람이 있으면 더욱 고운 맵시를 뽐내는거 같다

벌이 찾아들고 나비가 어루만지고 내가 그 속에서 쉰다

봄은 이렇게 겨우내 매말랐던 생명을 다둑여 꽃으로 단장한다

온집안이 밝아지고 산이 웃고 사람도 웃게 한다

사계절 어느계절이 안좋겠냐 마는, 봄은 그고운 빛갈로 설레이게 하고 살포시 미소짓게 한다

약초며 각종 나물을 내어주어 삶에는 단맛 만이 있는게 아니고 쓴맛도 있음을 일깨워 준다

감성을 살찌워 주고 마음을 다이어트 해주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허파까지 깊게 봄을 드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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