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은 단풍이 너무 곱게 물들었다.

작년에는 비가 적어서였는지 물들기도 전에 말라 떨어져 버렸었다.

그러던 것이 올해는 수량이 풍부하여 빛갈이 너무 곱다.

이곳엔 활엽수가 많기 때문에 각종 칼라로 물들면 온동네가 환한 추색이다.

그만큼 낙엽 치우는 일도 감수해야 하지만.

어제는 Blower로 일차 불어 냈다.


지난 주말 낚시 갔다가 허탕치고 왔다.

이제 고기들이 따뜻한 곳으로 다 내려 갔나 보다.

고기 따라 가을도 지나가고 있다.

그러면 매마른 겨울이 찾아 든다.

작년 겨울은 눈이 오지 않아 너무 삭막했다.

올해는 제발 적당히 눈도 내렸으면 좋겠다.

삼라만상의 흐름이 언제나 공평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모든 생명들이 잘살수 있건만,

우주의 조화는 항상 그렇지만은 않은거 같다.

그것도 머리큰 인간이 자초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뒷뜰에 모닥불 피워 고구마 구우면서

그 구수한 냄새에 붉고 노오란 단풍을 올려다 보며

가을 친구들을 생각 한다.

함께 기타치고 노래하던 친구들,

단풍 쫓아 사진찍던 친구들,

생선회에 소주잔 기울이며 사는 예기 나누던 친구들...


마음 한구석 단풍이 갈색으로 바랜다.

외로움이 스산하게 덥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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