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해를 가만히 들여다 본다.

지루한 겨울이 가시기도 전에 움트기를 기다리던 씨앗들을 재촉하여 모판에 싹을 틔워 성급하게 밭에 심었다가 전부 죽이고 말았다. 다시 모종을 사서 4월쯤 밭에 심은 싹들은 가을까지 우리 식탁을 풍요로 가득 채워 주었다.

봉선화가 잘 커주었고, 맨드라미가 키는 크지 않았지만 맵시를 뽑내 주었다. 싹을 내는데 실페한 것들도 더러 있었지만 그밖에 수많은 채소와 꽃들이 내게 행복을 안겨 주었다. 그들에게 감사 한다.

미워하며 함께했던 두더지, 다람쥐, 사슴에게 죄송한 마음 전하며, 꽃밭 망치지 말고, 새먹이 훔처 먹지 말고, 예쁜 꽃망울 따먹지 않기를 바란다.

내 욕심으로 베어 버린 나무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 드리고, 다시 좋은 생명으로 태어나 주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내 손으로 잡아서 맛있는 식탁 만들게 한 내 죄를 인정 하며 내년에는 좀더 자중할것을 물고기들에게 약속 한다.

도와주지 못하고, 좀더 따뜻하게 안아주지 못한 이들에게 송구함을 전허며, 물심으로 도움주신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한해 동안 열심이 일하여서 우리 가정을 행복으로 가득 채워주신 내 마눌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고, 더욱 따뜻한 남편이 될 것을 약속해 본다.

내년에는 시집갈 사랑하는 우리딸, 가는 길에 행복만이 가득하길 바라고, 아들에게 지혜가 충만한 삶이 되기를 바란다. 

돌이켜 보니 원하고 바라는게 너무 많다. 아직 익지 못한 영혼이 께아나기위한 몸부림 이었기를 바란다.


"항상 지금 이순간을 께어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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