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초 부터 근 4개월을 바쁜 일정속에 보낸것 같다.

한국을 두번 갔다오고, 한달여를 병원에 들락 거리고, 사랑하는 딸레미 혼인 시키고,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다.

봄비가 부슬거리는 금요일 오전 간만에 한가로운 여유를 가지며, 커피잔을 기우린다.

뭐니새가 일찍부터 그리움을 일깨워주고, 동네 아이들 노는 소리가 아득한 과거로 데려 가곤 한다.

요즘 예들이야 재기치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사방놀이, 숨바꼭질 이런 놀음은 모르겠지만 한발로 올라타고 구르는 무슨 보든가 하는거를 곤장 타고 논다. 보기에 그런 놀이 외에는 별게 없는거 같다. 집안에서야  고작 타블렛 하나씩 안고 게임에 열중이겠지만. 

그동안 뒷뜰에 쉼터를 만들고, Sun Room 아래 빈공간을 Green Room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별 큰일 아니라고 시작 했지만 미국인들 집짖는 일이 보통으로 손이 가고 자재가 많이 들어 가는게 아니다.

온실이 완성되면 한국에서 한달여를 배운 분재나무들을 키워볼 부푼 꿈에 들떠있다.

분재를 배우면서 식물들의 세계에 들어 갈수 있다는게 너무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그동안 살아 오면서 책으로나 알고 있던 상식들이 눈앞에 펼처지니 활홀한 세계로 나를 이끌어 가고 있었다. 진작에 이걸 했어야 했던거 같은 그런 설레임이었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살아 있는 생명은, 기본이 사랑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지만, 그들의 개성을 알고 다가가야 함을 뼈저리 느끼고 있다. 가을에 추워진다고 집안에 들여 놓았던 나무들 잎이 누렇게 변하여 시들어 죽고 마는 이유를 알았고, 호박이 왜 안열리는지를 알았고, 꺽꽃이는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았다. 


어제는 소나무와 향나무, 측백나무, 매발톱나무, 철쭉의 어린 나무들을 사와서 분에 심었다.

구태여 철사걸이를 하지 않드레도 분에서 멋있게 키우면 나름데로 아름다운 나무로 자랄수 있으리라 생각 한다.

 제비꽃을 사서 비어있는 화분과 꽃밭에 심었더니 아침에 다람쥐가 들쑤셔 놓았다. 또 이놈들과의 전쟁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요즘 딱따구리가 나무에 만들어서 달아둔 새집에 않아 쪼아데곤 한다. 빈 새집을 쪼아데면 '통통토토통통토로로로' 온동네에 북소리 처럼 울려 퍼진다. 붉은 벼슬이 안보이는게 암놈인가 본데 집을 만들려는지 아니면 아마 이놈도 이소리가 좋아서 그러나 보다.

쑥갓, 방울 도마토, 가지 모종을 사와서 밭에 심었다.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아침 저녁추위를 잘 견디리라 믿는다. 

봄이 오니 이곳 저곳 할일도 많아져서 삶에 활기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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