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는 종교처럼

하늘로 하늘로 솟아오른다

 

매서운 바람속에서

냉랭한 대기 속에서

세찬 눈보라 속에서

오로지 곧은 이념

묵묵히

카랑카랑한 기침소리를 내부로

내부로 숨기며, 죽이며

의연한 모습으로

겨울나무는 스스로의 종교처럼

하늘로 하늘로 솟아오른다

 

안으로 안으로 스스로의 하늘을 넓히며

파릇 파릇 생명을 닦으며

밤에도 잠자지 않는 꿈을 품고

투명한 영원으로, 쉬임없이

 

겨울나무는 스스로의 종교처럼

스스로의 하늘로 솟아오른다.

 

- 조 병 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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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눈동자 속엔

내가 떠나야될

나의 바다가 있다.

들여다볼수록 깊어진다

들여다볼수록 넓어진다

푸르르 꿈꾸는 바다물결

밀고 써는 부때낌들

하얗게 재우는 모진 바람 속을

갈매기 한 마리 날고 있다

당신 눈동자 속엔

내가 건너야 될

나의 수평선이

또 하나

어두워 오는 내 이마

쟁쟁 눈물로 빚은 불 밝혀 놓고

가고 오지 못할

길을 열어 놓는다

 

- 문 충 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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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푸른 아침에

내 창가에 날개를 조아리는 새 한 마리 있어

가만히 창을 열었더니

느닷없이 내방, 그 눈부신 고독 속으로

분간도 모르고 돌아온다.

 

시끄러운 세상보다는 숫제 내

고향 같은 아늑한 곳에 가서

책이나 읽고 싶은 마음으로

이렇게 찾아든 것일까

이 푸른 아침에

 

- 황 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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