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려놓아라

어둠은 어둠과 놀게 하여라

한 물결이 또 한물결을 내려 놓듯이

한 슬픔은 어느날

또 한 슬픔을 내려놓듯이

 

그대는 추억의 낡은 집

흩어지는 눈썹들

지평선에는 가득하구나

어느 날의 내 젊은 눈썹도 흩어지는구나.

그대, 지금 들고 있는 것 너무 많으니

길이 길 위에 얹혀 자꾸 펄럭이니

 

내려놓고, 그대여

텅 비어라

길이 길과 껴안게 하여라

 

저 꽃망울 드디어 꽃으로 피었다.

 

- 강 은 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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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령한 새벽을 덮은 건

젖물 같은 안개지만

이것도 오래 붙들 수 있는건 아니다.

발등조차 보이지 않는 지상 구른 그러나

이것을 곧 벗겨내는 양양한 아침 햇살도

오래 붙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너무 짧아 간절한 새벽이여

내 마음이라는 것이 머리카락 끝에 붙어

사방천지 휘날리고 있지만 그것이

내것임에도 내마음으로

한길로 모아지지 않는 사나운 들개지만

그렇다. 그것도 오래 미쳐 나갈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대여, 영원이라는 말은 사랑이라는 말보다

더 독설이다

내가 믿는 것은 짧아서 더 깊고

차가워서 더 빛나는 이 새벽

이 새벽의 궁휼한 시간속으로 다가서는일

그 안에 우리가 있다는 그 사실

뿐이다

 

- 신 달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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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꽝 언 겨울강이

왜 밤마다 울음소리를 내는지

너희는 아느냐

 

별들도 잠들지 못하고

왜 끝내는 겨울강을 따라 울고야 마는지

너희는 아느냐

 

산 채로 인간의 초고추장에 듬뿍 찍혀 먹힌

어린 빙어들이 너무 불쌍해

겨울강이 참다 참다 끝내는

터뜨린 울음인 줄을

 

- 정 호 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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