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참 싱그러운 이름이다.

이제 집 정리가 되었고 생활이 안정으로 돌아 왔다.

생활이 안정되었다는 말은 일상으로 돌아 왔다는 뜻이다.

내가 한때 젊었을때는 변화 없는 삶은 죽은 삶으로 치부하였다.

나날이 변화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쫏아서 동분서주 할때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안정되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인생은 참 아이러니컬 하다.

 

나의 아침은 6시에 깨어난다.

두달전만해도 5시였는데 이사하면서 부터는 한시간 늦춰졌다.

이것저것 집안일에 몸이 무리가 되었나 보다.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이 오므러 들지를 않는다.

운희가 5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하면 뒤척이다가 6시쯤 일어난다.

일어나면 화장실이 1번이다.

그런다음 냉수를 한컵 들이 마신다. 그래야 눈이 떠지고 정신이 번쩍 든다.

언제 부터인가 이게 습관화 되어 몸에 배어 있다.

냉수를 마시면 좋은 점이 대변이 수월하게 잘나온다. 밤에 부족했을 물도 보충하고 정신도 맑아지니 일석 삼조다.

우선 커피 내려서 보온병에 담아두고, 과일 주스 믹서에 갈아서 운희 한컵 먹이고 나도 한컵 먹는다. 

아파트에 살때는 회사가 가까워서 함께 아침을 먹고 출근 했는데, 지금은 6시 반에 집에서 나가야 하니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출근을 한다.

그러니 과일 주스라도 먹여 보내야 맘이 놓인다.

고혈압 때문에 커피도 안마시는게 좋지만 워낙 좋아하는 것이라서 약하게 내려서 준다.

그렇게 운희가 출근하고 나면, 긴소매에 긴바지를 입고 집을 뱅돌아가며 화초에 물을 주기 시작한다.

모기가 너무 극성스러워서 중무장을 하지 않으면 애를 먹는다. 그렇게 해도 아침에 두방을 맞았다.

우선  씨뿌려 놓은 잔디 밭에 물을 주고. 어제 정리한 화단에 조심스레 물을 뿌리고,

감나무 매실나무 각종 화초들에 물을 주고 나면 30~40분이 소요 된다.

아침 운동으로는 너무 좋다. 스프레이를 강하게 하여 화초에 물을 뿌리면 제각각의 향기를 내게 선물한다.

모두가 일어나 기지게 켜며 소통하는 우리만의 만남이 시작되는 것이다.

상쾌한 아침이 열리는 것이다.

집을 빙둘러 한바퀴 돌면 오늘 할일들이 대강 잡힌다.

미루어 왔던 국화를 화단에 옮겨 심어야 하고 운희가 사온 장미를 분갈이 해야하고 무궁화 나무를 옮겨 심어야 한다.

그리고 두더지 굴을 찾아 밝아 주어야 한다.

난 매일 두더지와 숨바꼭질을 한다.

이놈이 새로 심어논 나무, 물뿌려논 잔디밭등을 해집고 다니니 속이 이만저만 상하는게 아니다. 

아침에 꾹꾹 밝아서 다져 놓으면 밤에 이곳저곳을 헤집어 놓는다.

한번은 페리오를 만들려고 뒷뜰에 구멍을 파두었는데 이놈이 거기에 빠져서 나오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 땅은 10인치 아레로만 파내려가면 찰진흙이어서 나무도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단단한 땅이다.

그러니 아무리 두더지라도 힘들었을 것이다.

얼씨구나 하고 이놈을 잡아서 당장 죽일려고 보니 바들바들 떠는게 차마 그럴수가 없어서 멀리 던져 버렸다.

그런데 뒷날 또 어김없이 땅이 파헤쳐져 있는 것이다.

다음에 잡기만 해봐라...

 

물을 주고 나면 아침을 먹는다.

오늘은 운희가 저녁에 끓여놓은 생선 찌게 이다.

태생이 바닷가이다 보니 생선을 좋아 한다.

이곳 생선이야 남해 바다에서 나는 생선에 비할수도 없지만 그래도 비린 내음에 향수까지 얻어서 먹을수 있어서 좋다.

그런다음 새수하고 커피 내려서 컴 앞에 않았다.

요즘은 법정스님이 쓰신 '아름다운 마무리'를 읽고 있다.

벌써 몇번을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살아 숨쉬는 언어들이 내게 생기를 불어 넣어 준다.

 

아침 햇살이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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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집 마당 한쪽에 조그만 밭을 만들어 채소등을 심어 먹는 밭을 말한다.

우리말은 참 예쁘고 사랑 스럽다.

영어로는 도저히 표현할수 없는 단어들이 생글생글 살아 숨쉬니 말이다.

 

집앞 왼쪽으로 전주인이 꽃밭으로 가꾸어 놓았던듯한 잡초 무성한 밭이 있다.

5평 남짓한 밭에 이름모를 잡초와 수선화 비슷한 화초가 돌봐주지도 않은채 어지러이 널려 있다.

다들 살아 숨쉬는 생명이지만 채소를 가꾸는 텃밭을 만들기 위해 갈아 업기로 했다.

기회를 보다가 2주전에 갈아 업는 작업을 시작 했었는데,

첫 삽을 뜨는 순간 이게 보통 공사가 아님을 실감 했다.

이곳 버지니아는 나무가 엄청난 크기로 자라기 때문에 땅이 거름지고 부드러울줄 알았는데,

잘못 생각이었슴을 금방 알수 있었다.

거름진땅은 30cm 깊이에만 있고 그 밑으로는 삽도 들어가지 않는 찰진흙이다.

그나마 거름진 흙엔 나무뿌리 풀뿌리 들로 엉키고 설켜서 삽으로는 도저희 파혜칠수가 없다.

일단 곡괭이로 파고 삽으로 업어야 한다.

그런뒤 각종 뿌리들을 걷어내고 나면 흙은 반으로 줄어 든다.

2평을 뒤업는데 3시간을 땀흘려 일해야 했다.

 암튼 처음 계획을 바꾸어 2평만 일단 일구어 놓고, 친구집에서 얻어온 깻입, 돌미나리, 곰취등을 심어서 텃밭의 형태는 갖추어 두었다.

 작전을 바꾸어 비오기를 기다렸다.

그게 어제였고 어제 다시 2평을 갈아 업는데 2시간이 소요 되었다.

나무뿌리가 진흙으로는 파고 들기 힘드니 옆으로 끝도 없이 뻗혀 있다.

그래서 이곳 나무들은 잘 넘어진다.

뿌리가 깊지 못하니 옆으로만 뻗어 나가는 것이다.

 

땅을 갈아 업으면서 이곳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수 있었다.

처음엔 이곳 농기구가 우리와 사뭇 다른데 데하여 이상하게 생각 했었다.

심지어 얕잡아 보기도 했었다.

항상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움을 보고 느끼고 감탄하며 살아온 탓에.

그런데 농기구가 다른 이유를 땅을 일구면서 알게 되었다.

이상하게 생긴 농기구를 하나 하나 사용해 보니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역시 인간은 자연에 순응하고 그에 적응하며 살아 간다는 간단한 진리를 간과 했던 것이다.

 

한번은 제초기(잔디깍기)를 사러 갔는데 와이프가 사자는 것을 마다 하고 한국에서 많이 보아왔던 긴 장대에 날이 달린 것(산소 벌초할때 쓰던것)으로 구입 하였다.

사실 우리집 잔디가 많지 않아서 그걸로도 충분할것으로 생각 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끝에 날(쇠로된 칼날)이 달린게 아니고 비닐줄(나이롱 줄)만 한가닥 걸려 있는게 아닌가.

이해가 않되었지만 그걸로 쓴다고 하니 가져는 왔었다.

하루 날을 잡아 그동안 미루었던 잔디 깍기를 시작 했다.

5분도 안되어 후회하기 시작 했다.

와이프가 사자는 것을 살것을 하고!

2cycle 엔진이라 소음이 너무 심하고 진동으로 팔이 얼얼해지고 한달이상을 깍지 않은 잔디는 잘 잘라지지도 않는 것이었다.

기계를 멈추고 곰곰이 생각한 뒤에, 귀마게를 찾아 귀에 꼿고 다시 작업을 했는데, 그날 저녁에 끙끙 알는 소리에 와이프 잠까지 설치고 말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산것은 잔디 기계로 깍고 난 다음,  기계가 못미치는 곳을 손질하는 것이란다.

사용 했으니 물를 수도 없고, 다시사야 할 판이다.

 

앞으로 펜스를 만들 계획이다.

오늘 가늠해보니 16곳에 20"의 구멍을 파야 할거 같다.

말했다시피 땅파는게 보통일이 아니다.

한달은 걸려야 할듯...

버지니아에서 나의 행복은 이렇게 만들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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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타는지?

하늘이 흐리다.

뭉게구름 둥실 떠다니던 푸르른 하늘이

마냥 내곁에 있을줄 알았는데

이젠 점점 희미한 추억속으로 잠기고 있다.

 

단풍은 붉다.

흐린 하늘을 뚫고

붉은 빛이 구름에 실어

나뭇잎을 물들였다.

붉게~

 

그렇게

구름이 내려와

단풍이 되었나 보다.

 

흐린 하늘에서

구름은 볼수 없지만

대지위에 고운 옷입고

무리지어 걷고 있는

그이의 미소를

하늘은 조용히

응시하고 있다.

 

초점 잃은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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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의식을 하게 됩니다.
20대에는 무턱대고 운동을 해도,
조금 무리하게 운동을 해도 탈이 없었는데,
지금은 조금만 무리해도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씁쓸한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탈무드]를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늙는 것을 재촉하는 네 가지가 있다.
그것은 두려움,노여움,아이,악처이다."

좀더 젊게 살려면 이런 부정적인 것들을
마음속에서 몰아내야 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순수를 잃어버리고
고정관념에 휩싸여 남을 무시하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도 모르게 왠지 뻔뻔스러워지고
우연한 행운이나 바라고누군가에게 기대려 합니다.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
남을 섬기기 보다는 기대려 합니다.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남을 섬기기보다는
대우를 받으려는 생각만 듭니다.
진정 우리가 이렇게 나약해져가고 있는 건 아닌지
누군가의 말에 쉽게 상처를 받고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심통을 부리지는 않는지,
전철에서 누군가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다고
짜증을 내며 훈계하려 하고
누가 자리를 양보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건 아닌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마음이 늙으면 몸도 더 빨리 늙기 마련입니다.
"남자는 마음으로 늙고,여자는 얼굴로 늙는다"라는
영국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부정하거나 두려워해서도 안 되지만
젊은 날을 아쉬워해서도 안 됩니다.
젊은이들이 누리고 있는 젊음을 우리는
이미 누렸으며,그런 시절을 모두 겪었다는 사실에
만족해 하며 대견스러움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인생이란 결국 혼자서 가는 길이므로
독립적인 존재라는 인식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만큼 경륜이 쌓이므로
더 많이 이해하고 배려하고 너그러워져야 하는데
오히려 아집만 늘어나고 속이 좁아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루어놓은 일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 삶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넓고 큰 마음을 갖습니다.
반면 늘 열등감에 사로잡혀 패배의식으로
세상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은
작고 닫힌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면 나보다 어린 약자인 사람에게 대우를
받으려 하고 편협해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대우받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들을 갖게 됩니다.
서로가 대우를 받으려고 하면 매사가 부대끼게 됩니다.
어떻게 살아왔든 지금의 이 삶을 기왕이면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만족하며 살아야
자기 주변에 평안함이 흐릅니다.

나이가 든 만큼,살아온 날들이 남보다 많은
사람일수록, 더 오랜 경륜을 쌓아왔으므로
더 많이 이해하고, 더 많이 배려하며,
넉넉한 마음으로 이웃을,
아랫사람들을 포용함으로써 나이 듦이
얼마나 멋진지를 보여주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주름살과 함께 품위가 갖추어지면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는 위고의 말처럼,
마음의 향기와 인품의 향기가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펌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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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치며 노래한 첫곡을 올립니다.

서툴지만  차츰 좋아 지겠지...

 

autumn leaves2.mp3

 

autumn leaves2.mp3
2.53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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