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넘처도 불만, 모자라도 불만, 불만 투성이다.

작년엔 눈은 안오고 매마른 추위만 있던 겨울이 지긋 지긋해서 올해는 눈이라도 좀 와다오 하고 소원 했는데, 그소원이 하늘에 닿았는지 눈을 엄청 쏟아 부었다.

눈치우는 작업이 보통 힘드는 일이 아니다. 힘들지 않고 보기만 좋으면 얼마나 좋겠냐 마는 새상일이 어디 우리 생각데로 되던가.

그래도 3월 하순까지 눈을 쏟아 부으니 불만이 터질수 밖에.

암튼 동장군도 새색씨 봄처녀 앞에서는 힘을 펴지 못하는가 보다.

매화가 피었나 싶었더니 벗꼿이 피고 지고, 나뭇잎에는 푸른 기운들이 완연하다. 수선화도 진즉 피었고, 가든샵에는 각종 꽃들이 날 유혹하고 있다.

한달여를 대공사(?)를 했다.

우선 자갈을 한트럭(13톤) 사서 도로옆을  확장 포장 했고, 페리오 밑에 자갈을 깔아 보기 좋게 치장 하였고, 앞뜰에 사잇길을 만들었다.

13톤의 자갈이 그렇게 만을줄은 생각도 못했다. 짚앞 주차장에 부어둔것것을 리어카로 퍼서 낑낑데고 날라야 하는 고된 작업이 거의 다운시키고 말았다. 앞집 영감님이 내가 매일 일을 너무 열심이 하니까 걱정되어서 쓰러지지 않을까 지켜보고 있었다고 할 정도 였다.

다음으로 고목 두그루를 잘랐다. 나의 팔 한아름으로도 넘치는 큰 나무를 전문가를 불러서 $1,600에 잘라 내었다. 자르고 보니 한그루는 속이 썩어서 텅비어 있었다. 그놈이 넘어 졌으면 큰일 치룰뻔 했을거라 생각 하니 너무 다행 이었다. 암튼 이놈을 토막내어서 화분으로 만들었더니 너무 보기 좋았다. 나머지 한그루는 나무가 너무 좋아서 이것을 토막내고 샌드페이퍼로 곱게 갈고 락카칠을 해서  원탁을 멋지게 만들었다.  나머지 나무들은 토막내어 울타리 대용으로 집 주위에 빙둘러 새웠다. 몇년간 땔감 걱정을 접어 두어도 문제 없겠다.

다음으로 벽돌을 3파렛트를 사서 화단도 만들고, 뒷뜰에 화덕도 만들고, 탑도 새워서 정원을 만들었다.

이렇게 일이 크리라곤 생각지 못하고 시작 했지만 일에 빠져 한달을 보내고 나니 아직 내가 늙지는 않았구나 하는 맘도 들고 나날이 생기가 도는 삶이었슴을 피부로 느낀다. 몸은 지쳤지만...










이제 부터는 정원에 생명들을 가꾸는 일이 나를 기다린다.

이곳에서는 풀한포기 흙 한줌도 전부 돈으로 사야 한다.

그런데 그럴 여유가 없으니 어쩌랴, 아는분들께 양해를 구하여 벌써 두어차를 얻어와서 심었다. 각종 화초와 어린 단풍나무 그리고 쑥, 신선초, 부추, 딸기등을 심었다. 그런데 정원이 너무 넓어서 심어도 표도 안난다. 이번에 한국에서 구입한 각종 씨앗들을 모판에 심어 기르고 있는데 아직 날씨 탓인지 영 싹이 돋질 않는다.

아마 영농의 지식도 부족 한데다가 정성이 모자란듯 싶다.

지성이면 감천 이겠지 하고 공을 들여 보아야 겠다.


오늘은 비가 제법 내린다.

씨앗들이 이비를 맞고 힘차게 솟아 나오길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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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으쓱이며 추위가 전신으로 퍼진다.

며칠을 눈치우랴, Garage 정리하랴, 이것저것 밀린일들을 한 것이 무리가 된 것 같다.

아랫방에 화덕에 불을 지피고 책상에 않아 날마다 새롭게,를 읽고 있으니 이제 한결 좋아 진것같다.

아침부터 내리던 겨울비도 어느세 그치고 햇볕이 쨍하게 눈부시다.

큰눈이 온뒤로 비가 두어번을 내렸는데도 눈이 아직 다녹지 않아서 겨울 햇살이 더욱 눈부시게 한다.

처마에서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

간혹 들려서 제잘거리는 새소리,

화로에서 장작타는 소리,

속삭이며 땅으로 흘러드는 눈녹는 소리까지 모든게 마음을 포근하게 감싼다.

이렇게 영혼의 에너지가 한목소리로 우리의 삶을 찬양한다.

모판에 심어둔 고추씨가 제법 많이 나왔다.

아직 나오지 못한 생명들도 모두의 바램의 에너지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이번에 한국에서 구입한 냉이,  고들빼기,  상추, 시금치 ㄱ,리고 호박씨를 모판에 더 심었다. 올 봄에는 농사를 잘 지어야 할텐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나오는 생명들을 보고 있으면 우주의 신비로움과 그질서에  설램과 감동으로 가슴이 꽉 차오른다.

사실 메콤한 청량고추의 앗싸함이 혀끝에 전해 오는건 감출수 없다.


지겨운 겨울이 어서 갔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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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간의 비행기속에서 고통으로 머리가 어지러워 일찍 잠자리에 들었었다.

 꿈인지 생시인지 타는 매케한 냄새가 눈을 번쩍 뜨게 했다.

"여보 뭐타는 냄새가 나는거 같은데"

운희도 벌떡 일어 났다. 집안은 온통 연기 투성이고 타는 냄새가 숨막힐 정도로 진동 한다.

내일 아침 먹으라고 곰국 얼려 놓은것을 불에 올려 놓고 깜빡하고 잠이든 모양이다.

우리 나이에 흔히 있는 일이니 어쩌랴.

한바탕 비상소동을 하고 다시 잠자리에 누우니 잠이 들지를 안는다.

새벽 1시이니 시차 때문에 잠자기는 틀린거 같다.

뒤척이다 4시가 지니서 일어났다.

밤새 눈이 제법 쌓였다. 

작년에는 눈이 안와서 올해는 눈좀 오라고 소원을 했더니 내말을 들었나보다.

쌓인 눈을 새벽부터 쓸고 나니 머리도 한결 맑아졌다.

운희는 출근하고, 한달간 쌓인 먼지를 털고 닦고 쓸고, 화분 살피고, 

이제 집안에 사람의 온기가 돈다.

커피 한잔 내려서 햇볕 잘드는 창가에 않으니 새로움으로 온몸이 꽉찬 느낌이다.

커피는 이래야 제맛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제대로된 커피를 못마셔서 목말라 있었는데, 이것도 이제 소원 풀었다.


한국에서의 한달간 있었던 일들이 영상으로 빠르게 지나간다.

어머니를 태워서 가슴에 뭍고 왔다.

모진 자식들이 다 나같지는 않겠지만, 죄스러운 마음 뼈가 애린다.

어떤 말을 해도 내 변명일 뿐이다.

저 눈처럼 하얗게 덮어 버렸으면 좋겠다.

반갑게 맞아주던 친구들, 이곳에서 그렇게 애끓게 보고싶던 친구들, 

허나 그들의 사는 모습이 너무 마음 아프게 한다.

모여서 밥먹고, 술먹고, 잡담나누고, 당구치고, 화투치고, 그리고는 지자랑하는 그들이 너무 안스러워 보인다.

삶의 길이 올바른 길은 없겠지만 그들의 삶에는 뭔가가 빠져 있는 것을 본다.

허황된 꿈을 꾸는 청년들 처럼...  인생 다살아버린 노인들 처럼...

날 돌아다 볼일이다.


겨울 나무는 다벗어 버리고 속살 내어 놓으니 너무 아름 답다.

그사이로 옆집도 보이고 푸른 하늘도 보이고 별도 도욱 반작인다.

벗고 살면 저리 예쁜데, 남보기도 저리 좋은데,

겨울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커피향으로, 하얀 눈으로, 가슴에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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