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달아

기다리다

피어오른 숨결

오시리라 믿었더니

눈물로 무늬진

연분홍 옷고름

남겨주신 노래는

아직도

맑은 이슬

뜨거운 그 말씀

재가 되겐 할 수 없고

곱게 머리 빗고

고개 숙이면

바람부는

가을길

노을이 탄다

 

- 최 병 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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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핀 정원으로 찾아 간다

 

코스모스는

귀똘이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 마음이요

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

 

- 윤 동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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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는 길목에

무슨 기다림으로

사슴되어 서 있는가

 

서역만리 노을은

갈길을 재촉하며

손짓하는데

 

갈대울음이

가는 허리를

한사코 놓아주지 않는다

 

- 류 정 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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