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기 전에

당신은 벌써 와 있구려

 

자유의 아침 !

 

만유 위에 나려진

아 - 얼마나 공평한 빛깔이냐

 

굳게 걸렸던

인색의 빛장은 활짝 열리고

무거운 쇠사슬도 벗겨져

수족의 오랜 상처마저 아문

지금...

 

두마리의 후조가 깃들고

축복의 노래가 단청된 나의 처마에

창조되는 동그란 생명의

영원한 불꽃을 튀기고 있구나

 

- 함 동 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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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려놓아라

어둠은 어둠과 놀게 하여라

한 물결이 또 한물결을 내려 놓듯이

한 슬픔은 어느날

또 한 슬픔을 내려놓듯이

 

그대는 추억의 낡은 집

흩어지는 눈썹들

지평선에는 가득하구나

어느 날의 내 젊은 눈썹도 흩어지는구나.

그대, 지금 들고 있는 것 너무 많으니

길이 길 위에 얹혀 자꾸 펄럭이니

 

내려놓고, 그대여

텅 비어라

길이 길과 껴안게 하여라

 

저 꽃망울 드디어 꽃으로 피었다.

 

- 강 은 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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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령한 새벽을 덮은 건

젖물 같은 안개지만

이것도 오래 붙들 수 있는건 아니다.

발등조차 보이지 않는 지상 구른 그러나

이것을 곧 벗겨내는 양양한 아침 햇살도

오래 붙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너무 짧아 간절한 새벽이여

내 마음이라는 것이 머리카락 끝에 붙어

사방천지 휘날리고 있지만 그것이

내것임에도 내마음으로

한길로 모아지지 않는 사나운 들개지만

그렇다. 그것도 오래 미쳐 나갈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대여, 영원이라는 말은 사랑이라는 말보다

더 독설이다

내가 믿는 것은 짧아서 더 깊고

차가워서 더 빛나는 이 새벽

이 새벽의 궁휼한 시간속으로 다가서는일

그 안에 우리가 있다는 그 사실

뿐이다

 

- 신 달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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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꽝 언 겨울강이

왜 밤마다 울음소리를 내는지

너희는 아느냐

 

별들도 잠들지 못하고

왜 끝내는 겨울강을 따라 울고야 마는지

너희는 아느냐

 

산 채로 인간의 초고추장에 듬뿍 찍혀 먹힌

어린 빙어들이 너무 불쌍해

겨울강이 참다 참다 끝내는

터뜨린 울음인 줄을

 

- 정 호 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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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그리운 이를 찾아오는 고운 발자욱이기에

이다지도 사뿐사뿐 조심성스러운고?

 

장창을 새어새어 툇돌 위에 불빛이 희미한데

모밀꽃 피는듯 힌눈이 말없이 내려...

 

호젓한 가슴 먼 옛날이 그립구나.

뜰 앞에 두 활개 느리고 섰노라면

애무하는 듯 내 머리에 송이송이 쌓이는 흰 눈.

 

아, 이 마음 힌 눈 위에 가닥가닥

옛날의 조각을 다시 맞추어

그리운 그날을 고이 부르다.

 

- 노 자 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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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조용히

대지와 입맞추니,

피어나는 꽃잎 속에 대지가

이제 하늘의 꿈을 꾸는것 같았다

 

바람은 들판을 가로질러 불고,

이삭들은 부드럽게 물결치고,

숲은 나직하게 출렁거리고,

밤하늘에 별이 가득 했다.

 

곧이어 나의 영혼은

넓게 날개를 펼치고,

집으로 날아가듯,

조용한 시골 들녁으로 날았다.

 

- 아이헨도르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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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떠한

사상도 이데올로기도

5년을 넘길 수는 없으리라

 

-밭이 가르쳐주는

침묵의 교훈에 따르면

인간은 늘 새로운 씨앗을 뿌려야 하리라

 

밭은 언제나

묵은 사상과 이데올로기를 썩혀서

그걸로 걸음을 삼은뒤, 새싹을 틔운다.

 

- 김 준 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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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잎사귀를 사랑하라.

모든 동물의 풀들

모든 것을 사랑하라.

네 앞에 떨어지는

빚줄기 하나까지도

만일 네가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다면

모든것 속에 담긴 신비를 보게 되리라.

만일 네가 모든것 속에 담긴 신비를 본다면

날마다 더 많이 모든것을 이해 하리라.

그리고 마침네는 모든것을 받아드리고

너 자신과 세상 전체를 사랑하게 되리라.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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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에 나는

하늘에서 부드러운 비를 내려

신이 이세상을 세탁하고 있음을 보았다.

그리고 아침이 왔을때

신이 이세상을 햇빛에 내걸어

말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모든 풀줄기 하나

모든 떨고 있는 나무들을 씻어 놓으셨다.

산에도 비를 뿌리고

물결이는 바다에도 비질을 하셨다.

 

지난 밤에 나는

신이 이세상을 세탁하고 있음을 보았다.

아, 신이 저 늙은 자작나무의 깨끗한 밑둥처럼

내 혼의 오점도

씩어 주지 않으려는지.

 

- 윌리엄 스티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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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를 뿌리는 사람은

생명을 뿌리는 사람이러라

나무를 심는 사람은

지구에 세월을 심는 사람이어라

씨를 쁘리고, 나무를 심는 사람은 생명을 뿌리고, 세월을 심는 사람이어라

아, 그것은

스스로는 다 걷을수 없는 꿈을 심는 일이어라

스스로는 다 볼 수 없는 세월을 심는 일이어라

 

내게 당신의 사랑이 그러하듯이

 

- 조 병 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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