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너 같은 봄을 갖고 싶다

어둔 땅으로 뿌리를 뻗어 내리며

어둔 하늘로는 하늘 깊이 별을 부른다 너는

나도 너의 새 이파리 같은 시를 쓰고 싶다

큰 몸과 수 많은 가지와 이파리들이

세상의 어느곳으로도 다 뻗어가

너를 이루며 완성되는 찬란하고 눈부신 봄

나도 너같이 푸르른 시인이 되어

가난한 우리나라 봄길을 나서고 싶다

 

- 김 용 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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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 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해도

좋은

당신

 

- 김 용 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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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박힌 못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마음속에 박힌 말뚝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꽃이 인간의 눈물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꽃이 인간의 꿈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 정 호 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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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의 세상 빛을 다하여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못할 이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방긋이 눈감을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 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함 석 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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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때로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 이 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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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한다 한들

어찌 내가 그 말을 하리

 

구름으로 지나가는 이 세월

너는 이승에 핀 귀여운 꽃

 

하늘의 별들이 곱다 한들

어찌 너처럼 따스하리

 

너는 정교한 하나님의 은혜

지금 노쇠한 조각구름으로

지나가는 내가

 

너를 사랑한다 한들

이 늦은 저녁노을

어찌 내가 그말을 하리

 

아, 귀여운 너의 모습

 

내가 너를 사랑한다 한들

어찌 내가 너 곁에

머물 수 있으리

 

- 조 병 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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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는 사람이 없다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태어나

혼자서 자란 그대

 

이따금씩

바람 와 쓰다듬고

흐르는 구름이 주는

물 마시며

푸르름 넉넉하다

음모 모르고 살지만

없애려는 손 많은 팔자라서

 

고운 꽃 밭에

금잔디 곁에

웬 놈이냐고

자르고

뽑아 던진다

 

자르는 낫날 아래

피 흘리며

뿌리는 숨어,

어느 마디선가 움돋고

자람점들 힘내어

다시금 몸 키운다.

 

호미로 캐면

씨앗 드러누워

품어준 흙,

햇님의 뜨거운 입맞춤으로

푸는 생명 내밀고는

무지개 꿈꾸며

환한 웃음 웃는다.

 

- 송 봉 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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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내 이름 불러주지 않지만

척박한 땅일수록

더욱 깊게 뿌리내리고

살아있어도

죽어있는 목숨처럼

고개 접고 떨다가

뽑히고 밟힐 때마다

푸른 울음 토해 본다

한때는 너처럼

화려한 모반도 꿈꾸어 보았지만

흔들어 반겨줄 기폭 하나 없기에

모진 맘 다져 먹고

시멘트 돌자갈밭 가리지 아니하고

틈새마다 비집고 들어 앉아

빌붙어 살았지만

번듯한 집 한 채 전새내어 사는 날

질경이 노란꽃 몇 점으로

다시 피어나리라

 

- 김 숙 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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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도 떠나고

그대가 한 그루

헐벗은 나무로 흔들리고 있을 때

나도 헐벗은 한 그루 나무로

그대 곁에 서겠다

아무도 이 눈보라 멈출 수 없고

나 또한 그대가 될 수 없어

대신 앓아 줄 수 없는 지금

어쩌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눈보라를 그대와 나누어 맞는 일뿐

그러나 그것마저

그대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보라 그대로 하여

그대 쪽에서 불어오는 눈보라를

내가 견딘다 그리하여

언 땅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뿌리를 얽어 쥐고

체온을 나누며

끝끝내 하늘을 우러러

새들을 기다리고 있을 때

보라 어느샌가

수많은 그대와 수많은 나를

사람들은 숲이라 부른다

 

- 복 효 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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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아래서는

크든 작든 저마다의 푼수만큼

지난밤 어둔 그늘 한 자라씩 나누어

우리 모두 제 발목에다 아프게

꿰찰 수밖에 없지만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누워

온갖 물상들의 허물 가슴으로 거두며

더욱 낮은 바다를 향해

홀로 제 아픈 등 밀고 가는 강은

그림자가 없다.

 

- 조 동 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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