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서쪽 귀퉁이에 샘물의 흐름을 이용한 연못을 만들어 비단잉어를 키우고 있었다. 
세월이 가니 바위 사이로 물이 새어 나오기 시작하더니 입수량보다 새어 나가는 량이 많아졌다.
전문가를 불러 바위를 깨고 깊이를 더하고 방수처리를 한 뒤에 파고라는 친구 도움 받아 직접 만들었다.

연꽃도 사다 놓고 수심도 깊어지니 활발하게 유형하는 붕어 잉어들의 자유로움이 입가에 환한 미소 짓게 한다.

파라솔 탁자를 펴놓고 아침으로 둘이 마주않아 커피를 마시면 인간들이 온세상을 찾아 누비는 행복이란 놈의 구르는 소리가 졸졸졸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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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꽃밭에 보리수나무 2그루를 심었다
작년에 열매가 꾀 열렸지만 나무 힘을 키우기 위해 거름을 잘해 주었더니 올해는 가지가 휘도록 많이 열렸다
따서 먹어 보았더니 시큼하고 달고 텁텁한 게. 썩 좋은 맛은 아니다
아내와 의논 끝에 효소와 술을 담그기로 했다
예쁜 병에 담아 놓고 보니 고운 색이 발갛게 맘을 물들인다
3달 뒤엔 하늘이 붉게 물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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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라디오에서 김미숙의 달큼한 목소리가 시월의 마지막 날임을 알려주는, 햇빛이 고운 가을 아침이다

텃밭에는 김장에 쓰일 배추와 무우 그리고 쪽파 조금 외에는 덩비어 있고, 메리골드 코스모스 국화가 한창인데 이삼하게 장미가 아직도 탐스럽게 뽐내고 있다. 지평식물원 사장님의 조언에 따라 꽃이 지고나면 꽃대를 적당히 잘라줘서 인지 계속 꽃을 피우고 있다.

산에는 익어 터진 밤송이에서 밤송이가 터져 나오고, 영지버섯 구름버섯들이 건강을 챙겨준다. 수많은 버섯들이 피어나지만 먹어도 되는건지 알수 없으니 그냥 꽃처럼 보고 함께 숨쉬어가니 더없이 즐겁다. 며칠전 바람이 심하게 불어 닥친 뒤에 산에 갔더니 잦나무에서 잦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어서 적당히 주워 왔다. 말린뒤에 까보면 아마 하얗게 탐스런 잦이 향을 내뱃틀 것이다.


행복이란게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는 못했지만,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몸뚱이 던져 놓고 잠시 눈을 감아 본다.

스르르 젓어드는 감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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