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간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긴 했지만

서린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다른날 걸어 보라라 ! 생각했지요

인생 길이 한번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에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 로버트 프로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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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지상에 매어 달린다.

언덕과 꼭 에워싼 팔로---.

두려움을 몰아내려 벽 안네 또 벽을 쌓으며.

하지만 사고는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사고는 두려움 없는 두 날개를 가진 까닭이다.

 

지상의 포옹 속에 안간힘 쓰며

눈과 모래와 풀밭 위에 남긴

사랑의 흔적을 본다.

그런게 사랑이고 사랑은 또 그러길 원한다.

그러나 사고는 발목에 조인 족쇄를 떨처버린 것이다.

 

사고는 별 사이의 어둠을 가르고

밤새도록 천랑성 위에 않았다가

날이 밝으면 다시 날개를 퍼득여

깃털마다 타는 냄새를 풍기며

태양을 지나 지상의 집으로 돌아 온다.

 

사고는 분명 천상에서 무언가를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사고는 다른 별에 용해된 아름다움을 찾아

먼 여행을 하지만, 사랑은

매인 체 지상에 머물러 그  모든것을 소유한다고.

 

- 로버트 프로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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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시나무가 없는 길을 찾지 않는다

슬픔이 사라지라고도 요구하지 않는다

해가 비치는 매일도 구하지 않는다

여름의 바다도 구하지 않는다

 

빛나는 햇빛과

영원한 낮만으로는

대지의 초록은

시들고 쇠한다

 

눈물이 없으면

세월을 통해서

마음의 깊은 속은

희망의 봉우리를 닫는다

 

인생의 어떤 곳이라도

정신을 차려 갈고 일군다면

풍요한 수확을 가저다주는 것이

손이 미치는 범위에 많이 있다

 

- 사 무 엘 울 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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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옆에

들국화 피어

화안히 웃듯이

 

갈대 옆에

갈대 모여

정답게 속삭이듯이

 

내가 슬플 때

함께 슬픈 네가 있다면

우리는 외롭지 않겠지

 

내가 기쁠때

함께 기쁜 네가 있다면

우리는 외롭지 않겠지

 

외롭지 않은 우리

행복한 우리가 함께 있다면

세상은 온통 꽃밭이겠지

 

캄캄한 어둠과 폭풍우를

함께 밀고 나가는

크나큰 힘이 되겠지

 

- 허 영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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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여

 내 너를 못 꺽는 것은

도덕심 때문이 아니다

 

잊지 말 것은

너 피어나기까지

기쁘고 슬프고

또 많이 아팠던 일

 

눈부신 빛깔

드높은 향기

공교히 어여쁜 몸짓

 

눈물겨울이여

두려움이여

가이없는 고즈넉함이여

 

내 손이 꺽기에는

너무나 송구한

크나큰 우주여

 

- 허 영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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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땅에 가서

쉬고 싶다

 

햇볕 바른 둔덕 위에

넉넉한 품을 열고

분홍 꽃나무는 피어 있겠지

 

눈물도 얼어 있는

차가운 세월

 

시려운 손

시려운 발

시려운 마음

 

따뜻한 땅에 가서

잠들고 싶다

 

비 온 뒤에 무지개 서고

사랑하는 일

죄도 서러움도 안 되는 땅

 

정다운 어루만짐

부드러운 속삼임으로

 

금빛 찬란한

열매를 맺는

위대한 어머니가 되고 싶다.

 

- 허 영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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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이 시린 날은

일기를 씁니다.

 

무릅까지 시려오면

편지를 씁니다,

부치지 못할 기인 사연을

 

이 작은 가슴 마저

시러드는 밤엔

임자없는 한줄의 시를 찾아 나서노니

 

- 유 안 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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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귀퉁이 빈 언저리에

길게 목 늘어뜨리운 채

서러움에 야위어 가누나

 

바람소리 치마폭 뒤적일 때

나몰라라, 님의 계절을 흐르고

영혼처럼 촉촉한 빗물만 고였어라

 

사치와 독향으로 정조를 바꿀 수 없어

이대로 타들어 가는 육신을 택했으니

되려, 기다림의 한세월

노을 속에 뿌리는 축복되누나

 

 - 손 성 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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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달아

기다리다

피어오른 숨결

오시리라 믿었더니

눈물로 무늬진

연분홍 옷고름

남겨주신 노래는

아직도

맑은 이슬

뜨거운 그 말씀

재가 되겐 할 수 없고

곱게 머리 빗고

고개 숙이면

바람부는

가을길

노을이 탄다

 

- 최 병 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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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핀 정원으로 찾아 간다

 

코스모스는

귀똘이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 마음이요

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

 

- 윤 동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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