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간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긴 했지만
서린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다른날 걸어 보라라 ! 생각했지요
인생 길이 한번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에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 로버트 프로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