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올린 글을 보고 있으니 그때가 지금하고 너무 똑같다
라디오에선 소프라노 음성이 가을하늘을 꽤뚤고 국화는 장미와 어우러져 화려하게 정원을 수놓는데 가장자리에서 뭍어 나오는 쓸쓸함은 아마 내가슴 한곳에서 스믈거리는듯 하다
운희는 친구와 여행중이고 혼자 정자에 않아 소나무들과 어울려 이런저런 생각으로 상념에 잠겨 본다
며칠전엔 친구들과 이런저런 예기 소주잔에 담아 보았다. 시끌한 속에서도 묻어나는 정겨움은 잠시나마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 장군잠자리 잡는 연못가에 내려 놓는다
뒷산에서 꺽어 화분에 꽂아둔 갈대가 활짝피어 아침 햇살에 눈부시게 빛난다

오늘은 그동안 미루었던 백로 촬영을 다녀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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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이사온뒤 정원을 정리하면서 크게 우거진 뽕나무를 1m만 남기고 잘라버렸다 가지가 너무 우거저 음지를 만드는게 안좋아서다 올해는 다시 뻗은가지가 키를 훨신너머 크더니 오디가 꽤 열렸다
집 주위로 7그루의 매실나무에서 해마다 20~30kg의 토실한 매실 준다
이들을 설탕에 버무려 효소를 담가 먹는다
많은 량은 아니지만 일년 먹을 량은 충분하다

 

 

 

 

마당 서쪽 귀퉁이에 샘물의 흐름을 이용한 연못을 만들어 비단잉어를 키우고 있었다. 
세월이 가니 바위 사이로 물이 새어 나오기 시작하더니 입수량보다 새어 나가는 량이 많아졌다.
전문가를 불러 바위를 깨고 깊이를 더하고 방수처리를 한 뒤에 파고라는 친구 도움 받아 직접 만들었다.

연꽃도 사다 놓고 수심도 깊어지니 활발하게 유형하는 붕어 잉어들의 자유로움이 입가에 환한 미소 짓게 한다.

파라솔 탁자를 펴놓고 아침으로 둘이 마주않아 커피를 마시면 인간들이 온세상을 찾아 누비는 행복이란 놈의 구르는 소리가 졸졸졸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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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꽃밭에 보리수나무 2그루를 심었다
작년에 열매가 꾀 열렸지만 나무 힘을 키우기 위해 거름을 잘해 주었더니 올해는 가지가 휘도록 많이 열렸다
따서 먹어 보았더니 시큼하고 달고 텁텁한 게. 썩 좋은 맛은 아니다
아내와 의논 끝에 효소와 술을 담그기로 했다
예쁜 병에 담아 놓고 보니 고운 색이 발갛게 맘을 물들인다
3달 뒤엔 하늘이 붉게 물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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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라디오에서 김미숙의 달큼한 목소리가 시월의 마지막 날임을 알려주는, 햇빛이 고운 가을 아침이다

텃밭에는 김장에 쓰일 배추와 무우 그리고 쪽파 조금 외에는 덩비어 있고, 메리골드 코스모스 국화가 한창인데 이삼하게 장미가 아직도 탐스럽게 뽐내고 있다. 지평식물원 사장님의 조언에 따라 꽃이 지고나면 꽃대를 적당히 잘라줘서 인지 계속 꽃을 피우고 있다.

산에는 익어 터진 밤송이에서 밤송이가 터져 나오고, 영지버섯 구름버섯들이 건강을 챙겨준다. 수많은 버섯들이 피어나지만 먹어도 되는건지 알수 없으니 그냥 꽃처럼 보고 함께 숨쉬어가니 더없이 즐겁다. 며칠전 바람이 심하게 불어 닥친 뒤에 산에 갔더니 잦나무에서 잦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어서 적당히 주워 왔다. 말린뒤에 까보면 아마 하얗게 탐스런 잦이 향을 내뱃틀 것이다.


행복이란게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는 못했지만,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몸뚱이 던져 놓고 잠시 눈을 감아 본다.

스르르 젓어드는 감미로움...



내가 규정하는 잡초는 우선 그것들이 살아가는 위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음으로 중요한것은 꽃을 피우느냐 안피우느냐에 그 운명이 결정된다

우선 잔디밭에 나는 잔디 이외의 식물은 잡초다

다음으로 꽃밭에 나는 식물중에 꽃이 안피는 것은 잡초이고, 그중에 잎이 예픈것은 살아 남을수 도 있다

텃밭에서 내가 심지 않은것은 잡초이고 씨나 뿌리가 남아서 다시 움을 티우는것 중에 원치 않은것은 잡초다

마지막으로 내가 예뻐하는 식물을 괴롭히거나 그삶에 방해가 되는것은 살아남기 힘들것이다

거기엔 와이프의 견해도 한몫 한다

이렇게 잡초라고 이름지어지는 생명은 뿌리째 뽑아 다시는 그곳에서는 볼수없기를 기원한다

그러나 자연의 순리가 어찌 내생각 데로만 흘러 가는가

항상 내가 잡초라고 이름지었던, 예전에는 이쁜 꽃이름을 갔었던 그들은 자신들의 삷을 꿋꿋이 이어나간다

뽑힌 자리에서 또 생명을 키워가고 자리를 옮겨 더 예쁘고 더 튼튼하게 뿌리를 내린다

 

잡초 한그루를 예쁜 화분에 심어 보았는가

그 화려하고 꿋꿋한 자태는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애증 스러운 생명이다

그들의 살신적인 사랑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우리들이 마음데로 이름짓고 내키는데로 그들의 삶을 결정지을 권한을 갖는것은 아무리봐도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린 참지 못하고 내구역에서 네쫏으려 애쓴다

우리가 할일은 맘에드는 아름다움만을 고집할게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할수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것이다

고민하고 연구하여 귀여움 받는 잡초가 우리 곁에 함께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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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비가 요란하게 6월을 쓰다듬고 지나간뒤, 오늘은 종일 햇무리가 떠있다. 달무리가 뜨면 비가 온다는데 햇무리가 떳으니 낼쯤 바가 오는지 지켜볼일이다.

뻐꾹이가 울고 며느리새가 정적을 깨는 나른한 점심 나절에 한숨 낮잠을 즐겨볼까 하다가 그리던 수채화에 물감을 입히고 있다. 높은 구름으로 희멀게진 하늘이 어제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지만 매일다른 하늘을 한장의 종이에 그려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글로는 가능하지만 그림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긴 우리가 다루는 모든게 정확하게는 지금의 현상을 표현할 수 없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예술이라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어떤 색을 입혔든 장미는 피어있다. 때로는 따뜻하게, 혹은 차갑게, 어느날은 정말 아름답게, 또는 추하게, 그렇게 느끼도록 피어있다.

앞집 장닭이 괴성을 지르는 사이로 참새들이 재잘거린다.

장미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사이로 비릿한 밤꽃 향기가 정겹게 다가오고, 비온뒤의 상큼함과 눅눅한 나른함이 6월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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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한 남풍이 콧등을 간지르는 뜰에서 텃밭 물주는 호스 작업을 하다가 잠시 커피 한잔하며 나른한 허리를 펴본다

팔각정의 풍경이 때론 요란하게 때론 은은하게 새소리와 어우러져서 마음을 쓰다듬고 달콤한 꽃향기가 청아하게 머리를 씻고 있다

연산홍과 철쭉이 어우러진 잔디위로 호랑나비 바삐 꿀을 찾고 나는 높이 푸른하늘에 떠서 모두를 어루고 있다

꽃은 사람이 없어도 아름답고 사람이 있으면 더욱 고운 맵시를 뽐내는거 같다

벌이 찾아들고 나비가 어루만지고 내가 그 속에서 쉰다

봄은 이렇게 겨우내 매말랐던 생명을 다둑여 꽃으로 단장한다

온집안이 밝아지고 산이 웃고 사람도 웃게 한다

사계절 어느계절이 안좋겠냐 마는, 봄은 그고운 빛갈로 설레이게 하고 살포시 미소짓게 한다

약초며 각종 나물을 내어주어 삶에는 단맛 만이 있는게 아니고 쓴맛도 있음을 일깨워 준다

감성을 살찌워 주고 마음을 다이어트 해주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허파까지 깊게 봄을 드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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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을 마치고 집에 들어서니 14시간 비행기타고 지친 심신이 '와!' 소리와 함께 한꺼번에 사그라진다.

온 집안이 꽃잔치가 벌어 졌다.

세상에 이런곳을 두고 어딜 여행 다니는지 내가 한스러움 까지 누껴진다.

겨우내 매말라 있던 연산홍들이 함께 일어 났다.

당분간은 외롭지 않겠다.

행복에 겨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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