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간의 병동 생활, 마지막 새벽이다.

70여년 살면서 이렇게 장기간(13일간) 병실에서 생활 한 기억이 없다.

세균에 감염된 다리를 치료하는 것이니 아침저녁으로 두가지 항생제 주사 맞으면 된다.

어느곳에 고통도 없고 정신적 피로도 없다. 그저 균이 죽어가기를 기다릴 뿐이다.

입맛은 돌아오고, 주는 식사는 싹싹 잘먹고, 똥 잘누고, 이렇게 쉬어본 일이 없었다.

좋은 시간 이었다.

뒤도 돌아보고, 앞으로도 바라보고, 지금도 처다보면서, 

버리고, 새로 짜서 담고, 뭔가 를 한것 같다.

이걸 정리라 해야하나 아님 다시 흩트러 놓았다 해야할지 모르겠다.

 

입원 할때 보다 몸무개가 더 늘은것 같고, 마음도 더 맑아 진것 같다.

다시 가서 걸어 보자.

'삶 그리고 이야기 > 숨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재발생  (0) 2024.08.11
여행을 생각 한다.  (0) 2024.08.09
병원 카페에서  (0) 2024.08.09
연조직염  (0) 2024.08.09
929호  (0) 2024.08.09

"화재가 발생 했습니다. 환자분들은 긴급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사이랜 소리 에 자다가 깜짝 놀라 일어났다.

복도에 나가보니 몇분이 나와 웅성 거리고 간호사는 이리저리 "뭐지?"를 연발하며 뛰고 있다.

보니 화재의 기미는 전혀 없고 모두가 복도에 마와 우왕좌왕 한다.

"복도에 잠시 대기하시면 상황 파악후 연락 드리겠습니다."

 

12시 반이다.

한바탕 소동은 오동작 이란다.

지난밤도 잠을 설쳤는데, 10시에 깜박 든 잠을 날려 버렸다.

뇌가 너무 일을 않하면 이렇게 잠이 안오는 걸까?

누워 있어도 온갖 생각들이 잠을 방해한다.

2시간을 버티다. 일어나서 컴을 꺼내 들었다.

예전에 "다음"에서 재공하는 "블로그"를 사용 중이었는데 이게 없어 졌다.

"티스토리"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걸 사용하기 위해서 연구를 해야하니 지금이 딱이다.

사용법을 익히고 글도 쓰고, 정리하니 4시반,

잠시 누워 있는데 간호사가 와서 혈압 체크하고, 항생제 주사 준다고 깨운다.

틀렸다. 이따가 자지뭐!

 

젊어서는 잠을 못자면 일과를 망쳤는데, 지금은 잠이 행동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것 같다.

할일 없이 빈둥데니 그런건지? 

'삶 그리고 이야기 > 숨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퇴원  (0) 2024.08.12
여행을 생각 한다.  (0) 2024.08.09
병원 카페에서  (0) 2024.08.09
연조직염  (0) 2024.08.09
929호  (0) 2024.08.09

커피 받아 들고 창가에 않았다.

입추가 어제인데 한여름 폭염은 계속되고 비가 행인들의 걸음을 제촉한다.

급히 또는 뚜벅으로 지나는 발, 그 밑을 스치는 신발들 오늘 일에 맞추어서 각양각색으로 예쁘다.

우리 삶을 지탱하고 나름의 목표로 이끌어 주는 각자의 소임을 충실히 하고 있다.

 

문득 초등하교 시절 기록된 영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박주용' 이란 반우의 발이다.

당시 교실 바닥은 마루가 깔려 있었고, 수업이 끝나면 책상을 한쪽으로 치우고 학생들이 쓸고 닦고 청소를 한다.

모두가 분주한데 반장인 주용이는 이리저리 지시하며 서성이는데, 걸레를 밀고 업드린 자세로 힘차게 달리던 걸레에 뭔가가 부딪혀 나둥그러지고 말았다. 언둣 스처 보이는 통통하고 곱게 생긴 발등을 본것 같았다. '야 임마 똑바로 보고 못해' 호통에 엉거주춤 돌아않으니 발이 보였다. '어쩌면 저리 발이 예쁘지?'  

당시 우리집은 부친의 큰 실수로 집은 거덜나고 종고산 중턱 판자집에서 여섯식구가 끄니 때우기도 힘들게 살고 있었다.

그러니 내 건강은 말이 아니었겠지. 부러웠고 내가 챙피해서 '미안해' 하고 일어섰다.

가사가 빈궁하고 끄니 먹는게 어려우니 공부는 나에게 필요 없는 아니 배부른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중간 성적은 유지된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다. 6학년 말쯤 이런일이 있었다.

학교에서 아이큐 테스트(지능적성검사)를 실시 했다. 문제를 풀고 답하는 형식 이었는데 장수가 꾀 많았다. 문제지를 풀어 가는데 왜이리 쉽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내가 여태 본 시험중에 제일 쉬운것으로 기억되었다. 

한달쯤뒤 단임선생님(이경휘선생님)이 '너 내일 아버지 모시고 와' 엄명이 내려서 뒷날 아부지를 모시고 학교엘 갖는데, 뒷예기가 놀라웠다. 전교에서 내 아이큐가 가장 높았다고, 주용이하고 같았다고, 그런데 주용이는 전교 일등이고 난는 중간 성적이라고, 공부하면 되는 아이라고, 부친의 어깨가 한껏 올라 가셨을 것이다.

일주일 뒤에 교실에서 떠든다고 주용이가 던진 팬(잉크를 찍어서 쓰는 팬)에 뒷목에 꽃혔다. 그도 당황 했던지 내뱉는 말이 '너하고 아이큐가 같은 것은 채점을 잘못해서 그런거야, 그러니 까불지마' 

 

주용이는 그뒤 세무공무원이 되었고 일찍 하늘로 갖다고 전해 들었다.

 

이제 정리가 조금되어지는것 같다.

태평양 바닷가에서 크게 숨 쉬고 싶다. 

'삶 그리고 이야기 > 숨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퇴원  (0) 2024.08.12
화재발생  (0) 2024.08.11
병원 카페에서  (0) 2024.08.09
연조직염  (0) 2024.08.09
929호  (0) 2024.08.09

'따뜻한 아메리카노 연하게 주세요'

 

주일전만 해도 진하고 넉넉하게 즐기던 커피를 행여 병세에 영향이라도 올까해서 연하게 주문하여 어제 처럼 카페 창가에 않았다.

잔뜩 찌뿌린 날씨가 어제의 따뜻하던 햇살을 걷어 버렸다.

앞 쪽으로 나즈막한 산이 푸르고 빌딩들이 보이고 창 앞에는 대로변이다.

각자 질머진 짐민큼 등에 언저메고 무게 만큼의 발걸음으로 무표정하게, 또는 나를 힐끔 거리며 그들의 속도로 지나친다.

앞으로는 사람만큼 다양한 차들이 서로 제촉하며 걸어 가고 있다.

자그마한 아가씨가 손을 이마위에 올리고 얼굴을 가리고 간다. 아 비가 오나보다.

부슬거리던 비는 아스팔트를 적시더니 이제 본격적으로 퍼부은다.

소나기다.

장마후 무더위가 찾아오고 한여름의 소나기가 국지적으로 퍼부어서 전국 곧곧이 물난리가 낮다고 뉴스에서 들었다.

 

매일 노는 한량이지만 그래도 나름의 생활로 삶을 꾸려 가다보니 이런 한가한 호사는 모처럼 맞이 한다.

돌아도 보고, 앞도 내다보고, 지금의 나도 본다.

계획이 서는 것도 아니고, 지나온 삶을 반성하는 것도 없지만, 공허한 가슴은 차라리 비워있는 마음이었으면 한다.

 

 

'삶 그리고 이야기 > 숨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재발생  (0) 2024.08.11
여행을 생각 한다.  (0) 2024.08.09
연조직염  (0) 2024.08.09
929호  (0) 2024.08.09
지난해가 지금 같고  (0) 2020.10.20

이곳은 얕트막한 산등선이 끝자락을 계단식으로 터를 닦아 개별 분양되어 각자가 집을 짖고 거주하는 새로운 마을이 형성된 곳이다. 우리집은 그 첫쩨집으로 3m 정도의 축대를 쌓고 그위에 집을 지었다. 따라서 도로에서 높이 우뚝 서있다.

집을 손수 짖고 10년을 살다가 몸이 불편하여 인천 딸이 사는 동내 아파트로 가신단다.

 

 영주권 문제로 미국으로 이사 하려고 집을 내어 놓았다가 고국 떠나기 싫은 마음이 더 강했던지 우리는 이곳에서 남은 숨을 쉬기로 결정하여 금공마을을 떠서 이곳으로 터를 잡았다.

정문에서 들어서면 우측으로 텃밭이 있고 2m 정도의 축대가 있고 그 위로 빨간 2층집이 자리하고 있다.

주차장엔 화문석이 깔려 있고 마당으로 빙둘러 각종 꽃나무, 소나무, 과실수, 특희 황매화가 많고 정문 입구에는 해당화가 곱게 자라고 있는 제법 운치 있는 정원이다. 

이곳을 수리하는 도중 텃밭 옆으로 대추나무가 한그루 있는데 그 밑에 썩은 나뭇가지며 풀 뽑은것, 자갈, 개똥등이 듬뿍 쌓여서 이것을 말끔이 치웠다.  그후 이틀째부터 사타리에 몽오리가 생기면서 열이나고 오한이 들어서 내과병원엘 같드니 외과 큰병원으로 가보란다. 그때부터 우측 다리에 반점이 생기고 빨갛게 부어 오르기 시작 했다. 뒷날 광주(경기도) 참조은 병원 외과를 찾았더니 '연조직염(봉와작염)'  판정을 받았다. 아주 고약스런 병으로 세균이 피부로 침투하여 피부를 손상 시키는데 심하면 폐혈증으로 갈 수 도 있단다. 10일을 입원하여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고.

 

오늘 7일째 입원 가료 중이다.

병세는 호전되고 있으나 더 있으란다. 통원치료 해도 되겠는데, 의사가 고집을 피우니 도리없다.

'나이롱 환자' 바로 나다.

아프거나, 근지럼이나, 발열이나, 아무 증상 없이 발만 발갛게 부어 있다 . 그러니 멀쩡한 몸으로 자고 먹고 빈둥데는게 어디 할짓인가. 이젠 받아들이고 즐기기로 했다. 언제 또 이런 호사(?)를 누릴 것인가. 

그래서 잠안오는 밤에 즐기고 있다. 4시다. 이제 좀 쉬자... 

'삶 그리고 이야기 > 숨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을 생각 한다.  (0) 2024.08.09
병원 카페에서  (0) 2024.08.09
929호  (0) 2024.08.09
지난해가 지금 같고  (0) 2020.10.20
연못  (0) 2020.06.20

경기도 광주시 한복판에 '참조은 병원' 9병동 929호.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초 이곳에서 피서 보낸지 10일이 되었다.

9병동은 보호자가 상주할 수 없는 곳이다.

929호는 6인실인데 문을 들어서면 우측에 환자용 화장실, 좌측 맨 앞에 내 침실이 배정되어 있다.

환자 2분이 입원 중이고 나머진 비어 있다.

한평 남짓한 커텐친 방에 반쪽 케비넷과 환자용 침대 한대, 

이것이면 충분한걸 어찌 욕심내고 살았던고 하는 자귀감이 내내 삶을 돌아 보게 한다.

7년을 잘 가꾸고 함께 했던 금동집을 버리고 좀더 편하자고 읍내로 이사올려고 집 손보다가 이런 몹쓸 균에

감염되어 옥살이 하고 보니, 참 인생 느끼는바 많아진다.

주는 밥 먹고, 주는 주사 맞고, 균이 뜯고 있다는 발은 높여 놓고, 누워 있으란다.

걸으면 않좋다고.

허참 발이 발갛게 부어있고 약간의 통증은 있지만 멀쩡한 사내를 이렇게 가두니 휴...

오늘이 10일째, 벌써 5명이 입퇴원 했다.

 

놀고, 먹고, 쉬니 잠이 안온다.

이것 저것 정리하고, 내 인생도 정리 한다.

비우고, 새로 채우고, 털털 털어 본다.

조금은 좋아 졌지 않나 싶다. 

'삶 그리고 이야기 > 숨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원 카페에서  (0) 2024.08.09
연조직염  (0) 2024.08.09
지난해가 지금 같고  (0) 2020.10.20
연못  (0) 2020.06.20
보리수  (0) 2020.06.13

캠핑카를 주문하고 7개월 만에 내손에 들어 왔다. 

생각보다 비좁고 불편한점이 있지만 맞춰가며 사용해야 할 일이다.

마당에 두고 하루 자보았더니 잠자는데는 불편함이 없이 좋았다.

첫여행지로 설악동으로 향했다. 미흡하지만 나름데로 정보를 수집해서 곧장 설악동 B2주차장으로 갔지만 어수선해서 더돌아보니 C주차장이 한가하고 자리도 넓어서 그곳에 정박하고 밤을 보냈다.

뒷날 '걸어서 20분 설악케이블카'란 플랭카드만 보고 걸었는데 50분이 걸린다. 아마 차로 20분이었나 보다. 걸어 가는데 그곳 주차장은 차가 밀리고 있었다. 걷길 잘했다 싶다.

설악동 입구

 

'삶 그리고 이야기 >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낚시 이야기  (0) 2024.08.11
고성, 속초  (0) 2017.08.14
제주도  (0) 2017.06.02
Kiptopeke Camping  (0) 2015.07.14
플로리다 낚시여행  (0) 2015.07.08

작년에 올린 글을 보고 있으니 그때가 지금하고 너무 똑같다
라디오에선 소프라노 음성이 가을하늘을 꽤뚤고 국화는 장미와 어우러져 화려하게 정원을 수놓는데 가장자리에서 뭍어 나오는 쓸쓸함은 아마 내가슴 한곳에서 스믈거리는듯 하다
운희는 친구와 여행중이고 혼자 정자에 않아 소나무들과 어울려 이런저런 생각으로 상념에 잠겨 본다
며칠전엔 친구들과 이런저런 예기 소주잔에 담아 보았다. 시끌한 속에서도 묻어나는 정겨움은 잠시나마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 장군잠자리 잡는 연못가에 내려 놓는다
뒷산에서 꺽어 화분에 꽂아둔 갈대가 활짝피어 아침 햇살에 눈부시게 빛난다

오늘은 그동안 미루었던 백로 촬영을 다녀와야 겠다

'삶 그리고 이야기 > 숨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조직염  (0) 2024.08.09
929호  (0) 2024.08.09
연못  (0) 2020.06.20
보리수  (0) 2020.06.13
풀뽑기  (0) 2019.07.22

 

 

 

 

마당 서쪽 귀퉁이에 샘물의 흐름을 이용한 연못을 만들어 비단잉어를 키우고 있었다. 
세월이 가니 바위 사이로 물이 새어 나오기 시작하더니 입수량보다 새어 나가는 량이 많아졌다.
전문가를 불러 바위를 깨고 깊이를 더하고 방수처리를 한 뒤에 파고라는 친구 도움 받아 직접 만들었다.

연꽃도 사다 놓고 수심도 깊어지니 활발하게 유형하는 붕어 잉어들의 자유로움이 입가에 환한 미소 짓게 한다.

파라솔 탁자를 펴놓고 아침으로 둘이 마주않아 커피를 마시면 인간들이 온세상을 찾아 누비는 행복이란 놈의 구르는 소리가 졸졸졸 흐른다.  

'삶 그리고 이야기 > 숨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929호  (0) 2024.08.09
지난해가 지금 같고  (0) 2020.10.20
보리수  (0) 2020.06.13
풀뽑기  (0) 2019.07.22
나른한 6월  (0) 2019.06.0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