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그 무덥던 한여름에 집을 사고 이사하기 위해 수리를 약 보름동안 했었다.

마루 고치고 부엌 고치는게 가장 큰일이었지만 처남이 맏아서 인부들하고 했기 때문에 나는 이것 저것 잔일들을 했었다.

미국인들은 보통 Garage를 차보관하는거 보다는 창고로 많이 이용 한다.

그래서 집에 사용 하는 온갖 물건들을 보관하는 선반 캐비넷등 너무 정신이 없게 해두고 산다.

우리집도 마찬가지로 지을때 원목 그대로 인체 사용하고 있었다.

그것을 내가 혼자서 싹 뜯어내고 페인트칠을 멋있게 해서 Garage가 아닌 응접실 처럼 해 놓았었다.

그런데 작업 시작한 첫날,  열심이 일하고 저녁 무렵 ?으려 하다가 깜짝 놀랐다.

다리며 팔이며 온통 벌레에 물렸는지 아니면 무슨 독이 올랐는지 벌겋게 부풀어 있었다.

처음엔 영문을 몰랐지만 다음날 유심이 보니 바로 모기 때가 습격을 한것이다.

당장 약국에 가서 모기 퇴치하는 뿌리는 약(OFF)을 몸에 뿌리고 일을 했었다.

이곳 모기는 그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을 뿐만 아니라 살만 보이면 소리도 없이 물고 내?다.

모기가 살에 침을 꽂으면 용해액을 넣어서 피가 잘 빠리도록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그 액때문에 가려움증이 생기는 거라고.

좋은 먹이들 나두고 왜 동물들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지.

왜 이렇게 모기가 많은지 원인을 알아 보니 집에서 200m 쯤 떨어진 곳에 큰 저수지가(Hunsman Lake) 있고 근본적으로는 숲이 무성하여 습하기 때문에 모기가 많을수 밖에 없다.

암튼 이 모기를 퇴치하기 위하여 마당에 약도 많이 뿌리고 밖에 나가려면 반드시 몸에 뿌리는 모기약으로 조치를 하고 나가야 했었다.

이런 악몽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 온것이다.

오늘이 6월초인데 벌써 밖에 나가면 심하지는 않지만 모기때문에 반바지를 입고 나서면 다리에 서너방은 물린다.

마당 동쪽편 끝으로 큰 하수구 덮게가 있는데 덮게 옆으로 물이 흘러 들도록 홈이 파여 있다.

이곳이 으심스러워 작년에 나무로 막고 흙으로 덮어 두었는데 다시 든든하게 손을 봐야 할거 같다.

암튼 한여름은 페리오를 모기에게 내주어야 한다.

페리오에 모기 잡는 전기 기구를 달아 놓았다.  모기가 붙으면 지지직하고 타는 소리가 시원스럽기 까지 한다.

그만큼 모기가 날 괴롭혔기 때문이다.

마트에 가면 모기 퇴치약은 물론이고 각종 Bug 퇴치약들이 수십종에 이른다.

숲이 많으니 생명들을 많이 키워 내기 때문이다.

모기!

함께 살면 좋을텐데 우리에게 병을 준다하여 죽어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살아 가는지,
그럴수 밖에 없는 건지, 미안할 따름이다.


올해는 비가 많이 오고 온도가 낮아서 모기가 많지는 않을거 같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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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부터인가 잔디밭에 손가락 크기만한 구멍들이 뚤리기 시작 하드라구요.

그런것이 날이 갈수록 어마어마하게 많이 생겼어요.

잔디밭 뿐만 아니라 온 땅에서 구멍들이 생겨 났지요.

무슨 영문인지 몰라 하든차에 들리는 소문에 17년 만에 매미가 나타 난다는 군요.

설마 했더니 조금 지나자 온통 매미들이 나무며 집주변에 들어 붙어서 탈바꿈을 시작 하더군요.

집 주변이 온통 죽은 매미 와 벗어 놓은 허물들로 시체 바닥이 되었어요.

이곳 매미는 17년 주기로 나타난다는 군요.

크기도 큰 왕매미에요.

지금은 이놈들이 짝짓기 하느라고 울어 제치는데 한국의 매미 울음소리와는 달라요.

조금 허스키하고 곡조에 변화가 없이 윙하고 울지요.

그래도 반포동의 매미 울음 소리보다는 덜하는거 같아요.

이제 생각 하니 땅을 파면 손가락 만한 굼뱅이가 많이 나오던 것을 나는 매미 이리라고는 생각 못했지요.

페리오에 매일 매미 시체를 쓸어 내면서 삶의 진리를 다시 생각 하곤 합니다.


3주전에 Poison IVY 를 옮아서 지금까지 고생을 하고 있답니다.

집 뒷마당에 잡초를 제거 했는데 아마 여기에 옷나무가 있었나 봐요.

이곳 옷나무는 몇종류 되는데 내가 알수가 있어야지요.

무식하게 쥐 뜯고 다녔으니 팔다리에 온동 물집이 생겨서 고생하고 있지요.

참 이국의 풍토를 배우는데 별걸 다 격고 있네요.


몇일전에 우리 텃밭에서 첫 수확을 했지요.

상추랑 깻닢, 쑥갓등을.

상추가 어떻게 부드러운지 너무 좋았어요.

특히 쑥갓은 그향이 머리속까지 개운하게 해주데요.

낚시로 잡아온 농어회에 싸서 먹었더니 세상 부러울게 없드라구요.

풍토병으로 고생도 하지만 이런 맛도 있으니 세상은 공평 한거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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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꽃잔치가 요란을 떨고 가더니

뒷처리가 아주 힘들게 하네요.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무섭고 지저분한 잔제들 때문에 크게 다치고 말았거든요.

생전에 경험 해보지 못한 버지니아 알러지 때문에 2주일을 고생 했답니다.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흘러 눈꼽이 끼어 앞도 안보이죠,

코에서는 연일 코피가 쏟아지죠,

목은 퉁퉁부어 기침이 쉴틈 없이 나오죠,

어휴 뭐 이런일이 있는지 ㅉㅉㅉ

이제 몸은 좋아 지는데 이번에는 피고 남은 꽃잔재들이 나무에서 쉰세없이 떨어 지네요.

가을은 가을이니 낙엽이 떨어지나보다 했지만 봄에도 이런일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이국땅에서 적응하기 힘드네요.


우리집엔악동들이 함께 살고 있어요. 있어요.

다람쥐하고 두더쥐에요. 둘다 쥐새끼라서 이렇게 내맘을 아프게 한답니다.

 이것 말고도 사슴, 토끼들이에요. 가장 못된 악동이 두더쥐에요.

마당을 온천지 뒤집고 다녀요.

우리 마당에 지렁이, 애벌레 등이 많이 살아요 그래서 그거 찾아 먹느라고 천지를 뒤집고 다니지요.

이놈들 쫒을려고 Home difort에서 약도 사다 뿌려보고, 쥐덪도 사다 설치하고, 안되서 나중에는 꼬챙이를 만들어 쑤시고 다녔지요.

두더쥐 퇴치법을 인터넷에서 찾아 별수를 다써봐도 없어지질 않네요.

현지인들은 두더쥐 덧을 놓아 한마리씩 잡는다는데 그게 $100 씩하니 쉽게 사지지도 않네요.

근데 이놈들이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니 어쩔수 없다 손치드레도, 멀쩡한 꽃들을 죽여 버리니 울화가 치밀지 않을수가 없어요.

저번에 $25 씩을 주고 릴리를 여섯그루 사다 심었는데 세그루를 뿌리체 먹어 버렸어요.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화분에 옮겨 심어서 세그루는 살았답니다.

암튼 화단에 꽃심는것은 포기 해야 할듯 하네요. 앞집 미국 할아버지가 내가 애쓰는게 안되었는지 한번은 와서 포기하라고 하시데요.

자기 집에도 화단을 예전에 크게 만들었었는데 이제는 포기 했다 면서요.


그담은 다람쥐에요(한국에서 청솔모라고 하는 놈이지요).

이놈들도 때를 지어 다니면서 땅을 헤집어 놓아요.

예쁜 채송아도 꽃씨를 뿌려서 이제 자라는 싹들을 뭉게 버리고 다니지요.

새 먹이통을 사서 새먹이를 넣어 두면 이놈들이 하루 종일 붙어서 다 먹어 치우지요.

사슴하고 토끼는 예쁘게 피어 있는 튜립들의 꽃을 따먹어 버려요.

텃밭은 망을 사서 튼튼하게 막아 두었더니 동물 피해는 없는데 벌레들이 달라 들어서 싹이 나기가 무섭게 파 먹어 버리네요.

봄똥은 아에 못먹게 되었어요.


재미 있지요?

그런데로 살아 남는건 살아 남고 동물들 밥이 되는건 어쩔수 없다 생각하며 위안을 한답니다.

엇그제 모처럼 둘이 여행을 다녀 왔어요.

내가 7-eleven에서 일을 시작 해서 그동안 시간을 못네다가 간만에 2박 3일 일정으로 낚시겸해서 Northern neck에 다녀 왔어요.

근데 미국 이란 나라 이런곳도 있데요.

해변을 구경조차 할수 없는 곳이었어요.

무슨예기냐면요, 해변으로 개인 집들이 주욱 있어서 바닷가로는 도통 나갈수가 없다는 말이에요.

총 맞을까봐 들어 갈수가 없어요. 낚시를 해야 하는데 낚시할 곳이 없다니 뭐 이런곳이 있나 십었지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낚시하는 곳은 없데요.

이틀을 해메다가 조그만 다리 밑에서 어렵게 찾아 물에 당궈는 보고 왔지만 경고판에 '여기서 생선에는 PCV인가 하는 물질이 있어서 몸에 해롭다'는 경고가 있어서

잡는데로 살려주고 왔지요.

아리송한 나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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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가을은 도토리에서 시작 한다.

왕방울 만한 도토리가 고공 행진을 시작하면 가을이 오는 것임을 알린다.

도토리가 얼마나 큰고 하니 다람쥐 머리에 맞으면 졸도 할 만큼은 크다.

이게 지붕으로 장독으로 페리오의 테이블 유리 위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온 집이 드럼으로 변하여 가을의 멜로디가 집안을 감싼다.

우리집 아니면 들을수 없는 환상곡이다.

이것들을 주어 모아 도토리묵을 만들어 보겠다고 부지런히 주어 모아 말렸는데,

돌 맷돌이 없으면 엄두도 내지 못한단다.

분쇄기로 갈면 분쇄기 3개는 잡아 먹는다니, 포기하고 모두 쓰래기 통에 버리고 말았다.

도토리가 어느정도 떨어지면 이제 낙엽과의 전쟁을 치뤄야 한다.

낙엽을 밝고 감상에 젖기에는 그양이 어마어마 하다.

틈 나는데로 글어 모아서 비닐봉지에 담아 버리는데,

허리케인이 온 뒤에는 26봉지를 담아 내어야 했다.

머리들어 하늘을 보면 약간의 걱정이 든다.

아직 남아 있는 잎새가 수도 없이 많은데 ... 한숨이 나온다.

잎이 거의 지고 나면 이번엔 다람쥐와 싸움이 시작된다.

이놈들이 날씨가 차가워 지니 먹을 양식을 비축하고 다닌다.

지내들 양식 비축하는데 내가 도움은 못줄 망정 나무라지야 못하겠지만,

이건 그런 수준이 아니다.

여름 내내 땀흘려 가꾸어 놓은 꽃밭을 사정없이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귀엽고 예쁜 꽃들을 파헤치고 그곳에 도토리를 파뭍어 두는 것이다.

제발 다른곳에 파뭍으라고 애원해도 소용 없다.

그곳이 파기가 좋고 숨기기에 안성 마춤인 모양이다.

지네들 양식도 중요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꽃나무를 뽑아 놓으니 전쟁을 치룰수 밖에 없다.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우리의 가을은 이래서 심심하지는 않다.

노랗고 붉은 단풍이 우리들 마음을 그렇게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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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 토끼가 눈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먹고 가지요

 

아침을 마치고 커피 한잔 내려 들고

Patio에 않아 있으면 하늘을 마시는 기분이 든다.

 

노오란 단풍잎이 하늘거리며 고공에서 춤을 추고

다람쥐 너댓마리가 이나무 저나무로 써커스하는 뒷 마당은

굿이 따사로운 햇살이 아니더래도 마음은 두둥실 하늘을 날고 있다.

 

이런 평온함과 행복감은 나를 추억의 들판에 내려 놓곤 한다.

가슴 한곳을 아리는 추억들은 입가에 미소를 띄우지만

내가 싫던 좋던 우리의 가을은 내게도 다가 온다.

머리 숙여 보이는, 발등에서 우리의 가을이 보인다.

 

화사하고 노오란 마음에 젖어

미소 짓는 가을 뒤로

겨울이 보인다.

하얗게 텅빈 겨울이 언듯언듯 스처 지나 간다.

 

세수는 못했지만

물은 먹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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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3:30분 소요되는

Davis West Virginia 26260에 있는

Apalachian Mountain 이다.

차로 정상까지 올라갈수 있으나 비포장 도로이다.

산에 오르기전 약수터의 물이 아주 좋다.

우측으로 내려오면 거대한 풍력 발전소가 있다. 

10월 첫주가 단풍의 적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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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돈다.

긴소매를 찾아 입었다.

아침 나뭇가지 사이로 스미는 햇살이 너무 곱고 정겹다.

얼마만에 누리는 행복감인지...

코로 스며드는 커피향속에 행복이 머리 끝까지 샘솟는다.

 

그동안 30여 그루의 나무를 베어 내었다.

모두 20년씩은 자랐음직한 나무 들이다.

자르기전 미안함을 전하긴 하였지만 그래도 죄를 많이 진것 같아 한쪽이 시리다.

오늘 7그루의 나무를 사서 심었다.

저번 감나무와 메실나무를 합처 12그루를 심었다.

아직 20여그루는 더 심어야 보상이 될거 같다.

그런데 나무가 너무 비싸서 쉽게 심어지지가 않는다.

오늘은 눈여겨 봐 왔던 나무가 세일하는 기회를 노려 사서 바로 심었다.

1년생 나무를 심었으니 이놈들이 자른 나무처럼 크는걸 볼려면

나도 20년은 더 살아야 볼수 있을 겄인데...

인간의 이기심이 불러온 사건 이다.

자기 마음에 안든다고 잘라내고, 마음에 드는 곳에 다시 심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좋은건지, 잘못되는 건지.

그래도 나에게 일감을 주어서 고마웠다.

땀흘려 일하게 해주니 너무 고마울 뿐이다.

 

텃밭에 뿌린 배추 씨앗이 싹이 나오지를 않아 애를 태우더니 오늘 아침에 몇개의 싹이 보이기 시작 한다.

땅은 생명을 키워 낸다.

뿌리 가진 생명은 무엇이든 땅이 키워 낸다.

그런데 인간은 뿌리가 없으니 키워 내지를 못한다.

그래서 죽어 땅에 뭍으면 땅이 썩혀서 다른 생명으로 탈바꿈 시켜 준다.

그러니 모든 생명체는 한가족이다.

 

아침 햇살도 , 코로 스미는 커피향도,

하나요, 분신이니,

이렇게 정겹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을 주는 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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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참 싱그러운 이름이다.

이제 집 정리가 되었고 생활이 안정으로 돌아 왔다.

생활이 안정되었다는 말은 일상으로 돌아 왔다는 뜻이다.

내가 한때 젊었을때는 변화 없는 삶은 죽은 삶으로 치부하였다.

나날이 변화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쫏아서 동분서주 할때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안정되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인생은 참 아이러니컬 하다.

 

나의 아침은 6시에 깨어난다.

두달전만해도 5시였는데 이사하면서 부터는 한시간 늦춰졌다.

이것저것 집안일에 몸이 무리가 되었나 보다.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이 오므러 들지를 않는다.

운희가 5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하면 뒤척이다가 6시쯤 일어난다.

일어나면 화장실이 1번이다.

그런다음 냉수를 한컵 들이 마신다. 그래야 눈이 떠지고 정신이 번쩍 든다.

언제 부터인가 이게 습관화 되어 몸에 배어 있다.

냉수를 마시면 좋은 점이 대변이 수월하게 잘나온다. 밤에 부족했을 물도 보충하고 정신도 맑아지니 일석 삼조다.

우선 커피 내려서 보온병에 담아두고, 과일 주스 믹서에 갈아서 운희 한컵 먹이고 나도 한컵 먹는다. 

아파트에 살때는 회사가 가까워서 함께 아침을 먹고 출근 했는데, 지금은 6시 반에 집에서 나가야 하니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출근을 한다.

그러니 과일 주스라도 먹여 보내야 맘이 놓인다.

고혈압 때문에 커피도 안마시는게 좋지만 워낙 좋아하는 것이라서 약하게 내려서 준다.

그렇게 운희가 출근하고 나면, 긴소매에 긴바지를 입고 집을 뱅돌아가며 화초에 물을 주기 시작한다.

모기가 너무 극성스러워서 중무장을 하지 않으면 애를 먹는다. 그렇게 해도 아침에 두방을 맞았다.

우선  씨뿌려 놓은 잔디 밭에 물을 주고. 어제 정리한 화단에 조심스레 물을 뿌리고,

감나무 매실나무 각종 화초들에 물을 주고 나면 30~40분이 소요 된다.

아침 운동으로는 너무 좋다. 스프레이를 강하게 하여 화초에 물을 뿌리면 제각각의 향기를 내게 선물한다.

모두가 일어나 기지게 켜며 소통하는 우리만의 만남이 시작되는 것이다.

상쾌한 아침이 열리는 것이다.

집을 빙둘러 한바퀴 돌면 오늘 할일들이 대강 잡힌다.

미루어 왔던 국화를 화단에 옮겨 심어야 하고 운희가 사온 장미를 분갈이 해야하고 무궁화 나무를 옮겨 심어야 한다.

그리고 두더지 굴을 찾아 밝아 주어야 한다.

난 매일 두더지와 숨바꼭질을 한다.

이놈이 새로 심어논 나무, 물뿌려논 잔디밭등을 해집고 다니니 속이 이만저만 상하는게 아니다. 

아침에 꾹꾹 밝아서 다져 놓으면 밤에 이곳저곳을 헤집어 놓는다.

한번은 페리오를 만들려고 뒷뜰에 구멍을 파두었는데 이놈이 거기에 빠져서 나오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 땅은 10인치 아레로만 파내려가면 찰진흙이어서 나무도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단단한 땅이다.

그러니 아무리 두더지라도 힘들었을 것이다.

얼씨구나 하고 이놈을 잡아서 당장 죽일려고 보니 바들바들 떠는게 차마 그럴수가 없어서 멀리 던져 버렸다.

그런데 뒷날 또 어김없이 땅이 파헤쳐져 있는 것이다.

다음에 잡기만 해봐라...

 

물을 주고 나면 아침을 먹는다.

오늘은 운희가 저녁에 끓여놓은 생선 찌게 이다.

태생이 바닷가이다 보니 생선을 좋아 한다.

이곳 생선이야 남해 바다에서 나는 생선에 비할수도 없지만 그래도 비린 내음에 향수까지 얻어서 먹을수 있어서 좋다.

그런다음 새수하고 커피 내려서 컴 앞에 않았다.

요즘은 법정스님이 쓰신 '아름다운 마무리'를 읽고 있다.

벌써 몇번을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살아 숨쉬는 언어들이 내게 생기를 불어 넣어 준다.

 

아침 햇살이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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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집 마당 한쪽에 조그만 밭을 만들어 채소등을 심어 먹는 밭을 말한다.

우리말은 참 예쁘고 사랑 스럽다.

영어로는 도저히 표현할수 없는 단어들이 생글생글 살아 숨쉬니 말이다.

 

집앞 왼쪽으로 전주인이 꽃밭으로 가꾸어 놓았던듯한 잡초 무성한 밭이 있다.

5평 남짓한 밭에 이름모를 잡초와 수선화 비슷한 화초가 돌봐주지도 않은채 어지러이 널려 있다.

다들 살아 숨쉬는 생명이지만 채소를 가꾸는 텃밭을 만들기 위해 갈아 업기로 했다.

기회를 보다가 2주전에 갈아 업는 작업을 시작 했었는데,

첫 삽을 뜨는 순간 이게 보통 공사가 아님을 실감 했다.

이곳 버지니아는 나무가 엄청난 크기로 자라기 때문에 땅이 거름지고 부드러울줄 알았는데,

잘못 생각이었슴을 금방 알수 있었다.

거름진땅은 30cm 깊이에만 있고 그 밑으로는 삽도 들어가지 않는 찰진흙이다.

그나마 거름진 흙엔 나무뿌리 풀뿌리 들로 엉키고 설켜서 삽으로는 도저희 파혜칠수가 없다.

일단 곡괭이로 파고 삽으로 업어야 한다.

그런뒤 각종 뿌리들을 걷어내고 나면 흙은 반으로 줄어 든다.

2평을 뒤업는데 3시간을 땀흘려 일해야 했다.

 암튼 처음 계획을 바꾸어 2평만 일단 일구어 놓고, 친구집에서 얻어온 깻입, 돌미나리, 곰취등을 심어서 텃밭의 형태는 갖추어 두었다.

 작전을 바꾸어 비오기를 기다렸다.

그게 어제였고 어제 다시 2평을 갈아 업는데 2시간이 소요 되었다.

나무뿌리가 진흙으로는 파고 들기 힘드니 옆으로 끝도 없이 뻗혀 있다.

그래서 이곳 나무들은 잘 넘어진다.

뿌리가 깊지 못하니 옆으로만 뻗어 나가는 것이다.

 

땅을 갈아 업으면서 이곳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수 있었다.

처음엔 이곳 농기구가 우리와 사뭇 다른데 데하여 이상하게 생각 했었다.

심지어 얕잡아 보기도 했었다.

항상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움을 보고 느끼고 감탄하며 살아온 탓에.

그런데 농기구가 다른 이유를 땅을 일구면서 알게 되었다.

이상하게 생긴 농기구를 하나 하나 사용해 보니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역시 인간은 자연에 순응하고 그에 적응하며 살아 간다는 간단한 진리를 간과 했던 것이다.

 

한번은 제초기(잔디깍기)를 사러 갔는데 와이프가 사자는 것을 마다 하고 한국에서 많이 보아왔던 긴 장대에 날이 달린 것(산소 벌초할때 쓰던것)으로 구입 하였다.

사실 우리집 잔디가 많지 않아서 그걸로도 충분할것으로 생각 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끝에 날(쇠로된 칼날)이 달린게 아니고 비닐줄(나이롱 줄)만 한가닥 걸려 있는게 아닌가.

이해가 않되었지만 그걸로 쓴다고 하니 가져는 왔었다.

하루 날을 잡아 그동안 미루었던 잔디 깍기를 시작 했다.

5분도 안되어 후회하기 시작 했다.

와이프가 사자는 것을 살것을 하고!

2cycle 엔진이라 소음이 너무 심하고 진동으로 팔이 얼얼해지고 한달이상을 깍지 않은 잔디는 잘 잘라지지도 않는 것이었다.

기계를 멈추고 곰곰이 생각한 뒤에, 귀마게를 찾아 귀에 꼿고 다시 작업을 했는데, 그날 저녁에 끙끙 알는 소리에 와이프 잠까지 설치고 말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산것은 잔디 기계로 깍고 난 다음,  기계가 못미치는 곳을 손질하는 것이란다.

사용 했으니 물를 수도 없고, 다시사야 할 판이다.

 

앞으로 펜스를 만들 계획이다.

오늘 가늠해보니 16곳에 20"의 구멍을 파야 할거 같다.

말했다시피 땅파는게 보통일이 아니다.

한달은 걸려야 할듯...

버지니아에서 나의 행복은 이렇게 만들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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